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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너무나 빠르게 지나치고 있다. 모든 가을이 그러했듯, 충분히 음미하기도 전에 차디찬 공기가 그 자리를 비집고 들어선다. 올해의 가을도 마스크에 가려진 채 이렇게 흘러가는구나.
해내야 하는 일들을 한가득 껴안고선 하루하루를 버텨나가고 있다. 하나를 끝낸다 해도 한숨을 돌리기도 전에 숨어있던 또 다른 일이 또다시 달려 안겨온다.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걸 선호하는 편이긴 하지만 그 과정을 견뎌내기란 그리 순탄한 게 아니기에, 그렇게 껴안은 일들이 한가득 쌓여 시야를 가려버린 듯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펼쳐질 무언가를 기대하는 내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언제나 바쁜 상태에서 오는 무료함이 다가온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바쁘긴 하지만 바쁘기만 한 것은 아닌, 일상이 되어버린 일상에서 새로운 자극을 원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앞으로 나아가기엔 요즘 따라 발걸음이 유난히 무겁게 느껴지는 건 기분 탓일까. 지쳤다기보단 그 무게를 깨달아가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앞으로 나아가지 못해 밖으로 나갔다. 그냥 아무 계획 없이 흘러내리듯 나온 밖 공기는 시원과 차가움 그 어디쯤에 서있었다. 정확히는 멈춰있는 게 아니라 흘러가듯 나아가고 있는 거겠지. 뭐, 네가 나보다 낫네. 그렇게 나도 너와 같이 흐름에 몸을 맡길 수 있을까. 너와 함께 흘러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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