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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노트/생각노트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산다는 것

by 이 장르 2021. 1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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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연말이 다가오고 있다. 끊임없는 주말 약속과 오랜만에 연락 오는 사람들에 지쳐 갈 무렵, 몇 달 전에 예약해두었던 콘서트의 디데이가 벌써 오늘이라는 걸 문득 깨달았다. 콘서트장까지의 거리는 최소 한 시간 반 그리고 두 번의 환승, 다시 말해 왕복 세 시간 그리고 네 번의 환승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티켓을 취소할까 하는 생각으로 콘서트 예약 앱을 열었으나 당일 취소는 불가능한지 예매 취소 버튼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집에서 좀 더 쉬고 싶은 마음에 짓눌려 티켓값을 기억 속에 묻어둘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 그렇게 고민을 하다가 몸을 일으켜 어느새 하늘색 지하철에 몸을 싣고 있었다. 여전히 경기도는 너무나 넓었고, 가야 할 길은 멀었다. 그렇게 꽤 많은 역을 지나쳤고, 공연시간보다 몇 분 늦게 도착해 첫 곡이 끝나고 들어가게 된 공연장은 노랫소리로 가득 차있었다. 규칙적으로 울려 퍼지는 드럼 때문인 건지 아니면 뜻밖의 설렘으로 심장이 요동치는 소리인 건지. 확실한 건 시작이 어땠든 중요치 않다는 것이다.

오랜만에 공연을 한다던 그 밴드의 곡에는 그들의 행복이 묻어있었다. 하고 싶은걸 하고 있던 사람들의 눈은 여전히 빛나고 있었다. 빛을 품고 있던 사람들이 그렇게나 그리웠더랬다.

사람들은 인생을 고통의 연속이라 한다. 나이가 들어감에 상관없이 우리는 각자의 사연을 가지고 서로 다른 고통을 감내하며 살아가고 있다. 단지 그걸 표면적으로 드러내지 않을 뿐이지.

당연한 말이겠지만 하고 싶은걸 하고 사는 사람들에게조차 고통은 함께한다. 심지어 사회적 기준의 보통에서 벗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이들의 고통은 공감의 범위에서 수차례 소외됐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들이 이 자리를 지켜낼 수 있었던 이유는 함께하는 동료, 서로의 열정 그리고 이들을 끌어당기던 애증의 음악이었을까.

전부이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들을 고통스럽게 하는 존재와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기분이며, 사회가 정의한 보통의 기준에서 벗어나 하고 싶은걸 하며 살아간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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