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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좋은 책 :: '가면 산장 살인사건' 후기

by 이 장르 2021. 1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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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닐 줄 알았다. 솔직히 말하자면 아니길 바라왔다. 그날 이후 스스로 그런 사람의 부류와 분리되려 지난날 얼마나 고군분투했는가. 열심히 살아왔기에 손에 잡은 행운을 놓치고 싶진 않았다. 아마 이건 누구라도 같은 생각일 거야.

네가 떠난 그날 이후 지금까지 나는 너를 붙잡고 있다. 단지 나의 미래를 맡아줄 너의 배경 때문일까 생각해 보다가도 이내 고개를 저으며 너에 대한 사랑 때문이라고 다짐해 본다.

우리는 행복했다. 적어도 내 기억 속에는 그래왔다. 그래야만 내가 지금 누리고 있는 너의 일부를 정당화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 때문이었을까. 그래도 남아있는 사람은 남은 나날들을 살아내야지. 여남은 나의 생을 원만히 살아가기 위해서는 너의 가죽을 어깨에 두르고 있을 수밖에 없는 날 이해해 주길 바라.

그렇다고 너를 사랑했던 마음이 애초에 거짓이었던 건 아니었다. 단지 대상을 잃어버린 사랑은 주인을 찾아 떠났을 뿐. 이런 나라고 해서 일말의 죄책감이 없었겠는가. 다만 시간이 흐르듯 내 마음도 흐를 뿐이었던 거라 해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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