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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가 서서히 누그러지고 있다. 호기롭게 목도리를 두르지 않고 마주한 오늘 아침 바깥공기는 여전히 차가웠다. 그저 무뎌졌을 뿐, 사라지진 않았다는 걸 인정하고 싶지 않았나 보다. 섣부른 판단에 옷을 다시금 주섬 거리며 여몄다.
나는 어리석게도 옳다고 믿었던 것들이 사실은 아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기까지 꽤 오랜 시간여 걸쳐 꾸역꾸역 경험했더랬다. 나뿐만 아닌 모든 이들이 이런 과정을 견뎌내야 한다는 것을, 그리고 이 과정 속에서는 그 누구의 위함도 소용없다는 것을 알기에 타인의 삶을 함부로 판단하지 않으려 하지만 가끔은 나도 어쩔 수 없는 인간인가 싶은 마음들이 불쑥불쑥 튀어나오곤 한다.
좋은 의도가 항상 좋은 결과를 낼 수 없었다. 당신이 말하는 좋은 의도조차 타인의 희생이 있기에 가능했다는 걸 기억해 주었으면 한다. 높은 이상을 가지는 건 좋지만 그것이 어느 순간 욕심으로 변질되어버릴 수도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걸 깨달을 때 즈음엔 이미 늦었을 수도 있다는 것을 꾸준히 되새겨주길 바란다.
우리는 완벽하지 않고, 또 지혜롭지 못하다. 그렇기에 나보다 더 나은 누군가의 존재를 갈망하고 그 사람을 바라왔던 거겠지. 그들로 인해 경험했던 그 몽글거림을 기억하길 바란다. 그리고 그 감정을 또 다른 누군가에게 경험이라는 선물로 건네줄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해 주길 바란다.
어쩌면 우리는 스스로의 무지를 깨닫게 되는 것만으로도 어른이라는 존재에 한 발짝 다가갈 수 있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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