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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일기

출판작업 기록 :: 표지 레퍼런스 찾기

by 이 장르 2022. 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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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를 출판사에 넘긴 후에 표지 레퍼런스를 모으고 있다. 출판 방식 중에서도 자비출판은 다른 출판 방식보다 돈이 많이 드는 편이니 당연히 내가 신경 써야 할 부분이 적을 것이란 생각을 했더랬다. 사실 이건 내 책이고, 나보다 이 책에 최선을 다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음에도 무슨 이유로 이런 생각을 하게 됐을까에 대해선 여전히 의문이다. 그렇게 나는 무지했고, 또 안일했다.

레퍼런스는 핀터레스트를 참고했다. 표지작업때문에 처음으로 사용해본 핀터레스트에서 다양하고 기발한, 하지만 표면적 단순함은 놓치지 않은 표현방식을 꽤 많이 찾을 수 있었다. 어떻게 전달드려야 이런 느낌을 살린 표지를 받아 볼 수 있을까. 물론 나에겐 첫 출판 경험이고, 출판사는 수많은 출판 경험이 있다는 걸 알고 있지만 상대에게 모호하게 전달해주면서 명확한 결과물을 바라는 건 욕심이 아닐까 싶었다. 

표지를 구상하는 방법을 찾아보던 중에 한 작가님께서 손으로 스케치를 하며 표지디자인을 구상하셨던 기록을 보며 툴 다루는 것에 능숙하지 못한 나는 이 방법을 따라 해 보기로 했다. 단순하면서도 그 의미가 전달될수있는 어떤 이미지가 생각날 때마다 수시로 책상 옆 메모장에 그려두었다. 

 

레퍼런스를 모아보며 확실히 디자인 툴을 다룰줄알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내가 툴을 어느 정도 다룰 줄 알았다면 출판사에게 내가 원하는 부분을 좀 더 수월하게 전달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툴을 사용해 가능한 부분과 그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알 수 없었기에 요청을 하기 모호했던 부분이 꽤 많았다.

 

지금은 내일채움공제 진행 중이고, 몇 달 후면 한국을 잠시 떠날 예정이라 상황상 사업자를 내기 어려워 자비출판을 선택했지만, 혹시 다음에 또다시 출판을 하게 된다면 독립출판이라는 출판 방법을 선택할 예정이니 이 책 작업이 끝난 이후에도 툴을 배워두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전공을 살려 일했다면 느끼지 못했을 필요성을 하나둘 느껴가고있는 이 과정이 흥미로웠다. 내가 아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가끔은 마치 내가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 오만이란 게 생각의 틈을 비집고 들어오려 하는데, 새로운 일에 부딪혀가는 과정에서 경험하는 나의 결핍, 그리고 그걸 매워가는 과정은 고통스러우면서도 꽤 즐겁다. 여전히 알아갈 수 있는 것들이 흩뿌려져 있는 이 세상을 살아가는 것만큼 흥미로운 일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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