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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일기

출판작업 기록 :: 표지 선정 & 정가 책정

by 이 장르 2022. 3.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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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시안을 전달받았다. 일단 레퍼런스만 뽑아 전달했음에도 경험이 만들어낸 두 시안은 내 예상보다 괜찮았다. 확실히 이게 경력의 힘일까. 그렇게 너무나도 수월하게 표지에 적혀있는 문구 정도만 수정하고선 표지 선정 작업이 마무리지어졌다. 분명 내가 생각했던 출판 작업은 꽤나 거창했는데 이렇게나 물 흐르듯 진행되어가는 게 어색하게 느껴질 뿐이다. 혼자 했다면 이 정도의 속도로 진행할 수 있었을까 싶지만, 출판이란 게 처음이기에 조금은 천천히 가고 싶은 마음도 있다.

 

정가를 책정해야 ISBN을 발급받은 후 인쇄작업에 들어갈 수 있다는 말에 급하게 시장가격조사를 시작했다. 분명 꽤 많이 쌓아왔다 생각했던 글들은 한 곳에 모아보니 그 두께가 생각보다 얇았더랬다. 이 페이지와 비교할만한 책을 찾기 어려웠다. 결국 적당하지만 시중에서 찾아보기 쉽지 않은 가격을 정가로 책정해 담당자님께 전달드렸다. 

 

이렇게 돈도되지않고, 고생만 하는 출판을 굳이 왜 하려는지 이해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지금의 상황만 놓고 보자면 나조차도 이해하기 어려우니, 나를 보며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내가 그동안 써왔던 글을 출판하고자 마음먹은 이유는 나의 20대를 마무리짓기 위한 하나의 마침표라 생각했기 때문일까. 물론 인생이란 게 20대를 마무리짓는다 해서 인생 자체가 마무리되는 것도 아나며, 20대와 30대의 기준이 명확해 극적으로 달라지는 부분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그럼에도 나에겐 이런 의미가 필요했으니.

 

또 다른 이유를 생각해보자면, 출판을 하기위해서였다. 출판을 하면서 출판을 하기 위해서라니, 말도 안 되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애초에 나라는 사람은, 무엇이든 시작을 해두면 결국 그 일을 꾸준히 이어나갈 수 있는 사람이기에 일단 출판도 시작을 하는 것이 중요했다. 이번에 발행될 책이 성공적이든 그렇지 않든, 그 결과에 상관없이 출판이라는 경험의 연속성을 이어나갈 수 있는 그 시작점을 마련해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후에 이 경험을 이어 종이책이든 전자책이든 그 종류에 상관없이 꾸준히 글을 쓰고, 또 그 글을 묶어낼 수 있는 시작이 되어주길.

 

올 하반기에는 워킹홀리데이를 떠난다. 어린나이는 아니지만 분명 지금의 나이이기에 얻어갈 수 있는 것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곳에서 느낀 감정, 깨달음, 그리고 마주하고 얻게 될 새로운 가치관이 무엇일지 아직은 알지 못하나 그 이야기를 글, 사진, 그리고 영상으로 담아 또 다른 나의 일부를 만들어가겠지. 내년 하반기에는 직접 출판 작업을 진행할 수 있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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