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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여운

영화 :: '몸값(Bargain)' 후기

by 이 장르 2022. 4.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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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시간짜리 우월감을 단돈 칠만 원에 샀다. 백만 원인 줄 알았는데 칠만 원으로 살 수 있다니 횡재 아닌가. 고작 몇 시간뿐인 우월감이겠지만 당신은 그렇게 스스로의 존재를 상기시키는 싸구려 감정에 심취해있었다.

당신의 애매함을 채워보기 위해 들어왔던 이곳에서 나갈 때면 또다시 그 애매함에 몸부림칠 테지. 스스로의 열등감을 기이한 형태로 우위를 점하려는 값싼 행위는 얼마나 역겨운가. 어쩌면 스스로도 그걸 알기에 당신을 더 후려치려는지도 모른다. 그게 그들이 우월감을 느끼는 방식이니까.

당신의 몸값은 얼마인가. 그저 하나의 고깃덩어리, 능력과 상관없이 매겨지는 가격표에 당신은 어디에도 없다. 더러운 침을 튀겨가며 외쳐대는 금액은 인생을 대변하기엔 터무니없을 뿐이다.

결국 당신도 나도 타인의 시선을 받으며 타의적으로 매겨진 메뉴판 위에 놓여있다.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는 고려되지 않는듯했다. 그저 저울 위에 놓인 고깃덩어리는 세 자리에서 두 자리로, 두 자리에서 한자리로 흥정될 뿐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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