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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났다. 새어 나오는 웃음을 참아내는 것이 당신을 위한 마지막 임무라면 임무겠지. 그대를 위하는 척 당신의 권력 끄트머리를 잡고 휘두르는 이들이 내뿜는 악취가 이 방안을 가득 채운다. 그 악취를 견뎌내고 있는 우리가, 아니 인지조차 하지 못하는 이유라면 나 또한 악취의 원흉이라서일까.
기회일지도 모른다. 권력의 빈자리는 또 다른 권력으로 채워질 테지. 그 거리를 좁혀 나가기 위한 레이스는 이미 시작되었다. 어제까지만 해도 곧 죽을 목숨들은 다시 기회를 얻었고 세상은 한순간에 뒤집혔다. 통곡 속에 간간이 새어 나오던 그 미소를 숨기는 게 앞으로의 할 일. 이제 당신의 시대는 확실히 지났다.
누구를 위한 기회일까. 함께 만들어가는 유토피아를 외치면서도 타인의 자유를 뺏어 누리는 자유의 달콤함을 포기할 생각은 그 어디에도 없다. 미안하지만 당신과 함께하며 보고 배운 것이 이것뿐인 것을. 우리는 단지 당신의 가르침을 성실히 이 행 중인 거리라 해두자.
이곳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는 당신의 잔재들은 곧 허수아비보다 못한 존재가 되겠지. 당신에게서 성가신 존재들은 눈앞에서 치워버리는 거라 배웠지만, 여전히 당신을 잊지 못하는 우매한 부류에 대한 마지막 예의를 갖춘 두 장의 종이가 품 안에서 요동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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