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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기록/2019 유럽 🇫🇷🇨🇭🇦🇹🇨🇿🇭🇺

유럽 5-9. 헝가리 부다페스트 Hungary Budapest🇭🇺

by 이 장르 2022. 5.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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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성당 앞에서 신청해두었던 야경투어 가이드님을 기다렸다.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는 동안 퍼져가는 여운은 마음 한편 아쉬움을 품어보기 충분했다. 우리는 여행사 로고가 크게 붙어있는 차에 올라타 차 안에 울려 퍼지는 헝가리 무곡을 배경 삼아 짙어진 저녁 하늘 속으로 들어갔다.

세체니 다리를 지나 오르막길에 올라 부다성쪽에서 차가 멈춰 섰고, 우리는 가이드분을 따라 경사로의 끄트머리로 향했다. 그곳 난간 너머로 펼쳐진 부다페스트의 야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었고 우리의 시선은 한동안 그곳에 머물러있었다. 여러 번 찍어도 부족한듯한 기분을 채울 수 없던 나는 계속해서 카메라의 셔터를 눌렀다.

가이드님은 이제 시선을 거둬들이고 다른 곳도 둘러봐야 한다고 했다. 아쉬움을 남겨둔 채로 오르막길을 오른 우리는 역동적인 동상들이 여럿 세워져있던 곳에 도착했고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야경은 아까 그곳보다 더 아름다웠다. 우리는 침묵으로 야경을 담았다. 주변에서 들려오는 알 수 없는 여러 언어들과 웃음소리를 배경 삼아 이 기억을 새겨보려 애쓰고 있었다.

부다페스트의 밤은 짧았고, 얼마 후 우리는 부다성의 야경을 보기 위해 다시금 차에 올라탔다. 형형색색 다양한 빛을 뿜어내진 않지만 몇 가지 색으로 만들어진 이 도시의 분위기로부터 파리, 그리고 프라하와는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부다 성 입구에서 내려 성까지 걸어 올라갔고 디즈니의 이야기에 나올법한 부다 성의 야경은 우리를 설레게 했다.

문득 카메라를 사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럽여행 오기 전까지 살까 말까 고민했던 카메라지만 지금 내 눈에 비친 모습을 비슷하게나마 담아 낼 수 있는 건 이 카메라뿐이었다. 그때의 사진들은 여전히 카메라 속에 남아 앞으로도 내 삶에 은은하게 머물러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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