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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으로서의 기록

🇦🇺 D-1 드디어 내일, 아니 오늘

by 이 장르 2022. 6.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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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내일이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몇 시간 뒤에 출국이다. 오전 11시 비행기라 집에서 6시에 출발하기로 했다. 데려다주겠다던 엄마에게 호기롭게 혼자 갈 수 있다며 말했던 어리석은 과거의 내가 어이없을 뿐이다. 다행히 엄마는 그 패기를 거절해 줬고, 나는 덕분에 30인치, 20인치 그리고 온갖 전자기기들을 담은 크로스백을 메고 공항버스에 오르지 않게 됐다. 경험이란 게 이래서 중요한가 싶다.

사실 내일이라기엔 애매하게도 밤을 새우고 출발할 생각이다. 쓸데없이 예민한 잠귀 때문에 잠자리가 바뀌거나 사람들과 함께 몇 박 며칠을 있어야 할 때엔 잠에 잘 들지도 못할뿐더러 잠이 들더라도 일찍 깨버리곤 한다. 특히 비행기에서는 거의 잠을 못 잔다고 봐야 하는데, 잠들더라도 기내식에 함께 나오는 와인을 쭉 들이킨 후 30분 정도 겨우 잠든 게 다였다. 유럽여행 오고 가는 비행기에서도 잠을 거의 못 자서 정말 고통이었더랬지. 확실히 난 직항보다 경유가 체질에 더 맞나 보다.

짐을 싸긴 했는데 아직 너무 많은듯해 30인치 캐리어에 있는 것들을 조금 빼고 20인치 캐리어를 안 가져가는 걸로 했다. 역시 사람은 한계가 없구나. 호주 국내여행을 다닐 거라 작은 캐리어를 하나 들고 가려던 거였는데 그냥 가서 사는 게 더 저렴할 것 같다. 아 이제 캐리어 더 못 빼. 난 진짜 최선을 다했다고.

나와 같은 날 멜버른에 도착하는 토모미는 이미 인스펙션 할 곳을 잡았나 보다. 도착한 다음날부터 인스펙션 일정이 있다 해서 나도 분발해 새벽 내내 플랫 메이트랑 검이 트리를 뒤적였다. 일단 메시지를 보내두긴 했는데 지금 새벽시간이라 내일 답장 오길 바랄 뿐이다. 나도 토모미 만나기 전에 인스펙션 일정 잡혔으면 좋겠다.

핸드폰 정지 예약해둔 게 벌써 시작됐다. 자정을 기점으로 정지해 달라 했는데 정지가 제대로 된 건 진 한창 새벽이라 확인할 길이 없긴 하네. 짐을 뒤집어엎고 나서 시계를 보니 벌써 세시 반이다. 비행기 타면 몇 시간 동안 움직이지 못하니 운동은 하고 가야겠다. 이제 진짜 얼마 안 남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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