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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The Grand Budapest Hotel)' 후기 ​ ​ ​ 삶이 무료할 때 보기 좋은 경쾌한 영화. 경쾌한 OST, 특유의 동유럽 색감으로 이루어진 화면은 마치 오래된 연극을 보는 느낌이었다. 구도나 색감이 개인적인 취향에 맞아 주말을 꽤 유쾌하게 보낼 수 있었다. 기존 영화에서 보던 장면 구성과 다르게 각 막이 끝나고 시작할 때마다 알려주는 것이, 영화를 더 연극처럼 느껴지게 하는 요소가 되었다. ​ 흔히들 사람들은 작가가 끊임없이상상력을 발휘해 온갖 에피소드와 사건들을 머릿속에 떠올려 스토리를 창조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아요. 사실 정반대죠. 주변 사람들이 작가에게 캐릭터와 사건을 제공한답니다. 작가는 그저 잘 지켜보고 귀 기울여 들으면서 스토리의 소재를 주변인들의 삶 속에서 찾아내는 거죠. 작가는 타인의 이야기를 들려주지만 동시에 타인의 이야.. 2020. 5. 20.
읽기 좋은 책 :: '소녀들의 심리학' 후기 ​ ​ ​​ 과제로 접하게 된 책 '소녀들의 심리학' ​ ​ 공격은 우리 사회의 가치를 나타내는 강력한 지표다. 공격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냐는 사회를 구성함에 있어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된다. 누구에게 공격을 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할 것인가. 어느 부류가 그 권리를 수여받을것인가는 여러 세기가 지나도 변함이 없었고,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공격은 남성성의 표시다. 공격이 남성성의 상징이라는 것은, 반대로 여성성을 띄어야할 부류들에게는 금기시된다는 뜻이된다. 공격을 할 수 있는 권위를 남성이 지니게 되었다. 사회로부터 분노를 표출할 수 있는 암묵적인 허용을 받은 셈이다. 그러면 여성성을 띄어야한다고 분류되는 무리들은 그들의 분노를 어떻게 표출할것인가. 여기서부터 이 책의 저자가 설명을 해주고 있다.. 2020. 5. 19.
영화 :: '그녀(Her)' 줄거리 요약 ​ ​ ​ ​ ​ 이혼을 당한 테오도르. 무기력한 일상을 보내고 있던 중에, 우연한 계기로 OS를 설치하게 된다. 털어놓고 싶어도 마땅히 털어놓을 만한 곳이 없었던 테오도르는, ‘사만다’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싶어 하는 OS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일상을 공유하게 된다. 사만다는 공유된 일상으로부터 인간의 감정을 학습하게 되고, 테오도르는 늘 자신과 함께해주는 사만다에게 정이 가게 된다. ​ 일상의 공유를 넘어 삶을 공유하게 된 테오도르는 사만다에게 이성적인 감정을 느끼게 된다. 사만다와 일상을 공유하던 도중, 테오도르는 어설픈 공감을 하는 사만다에게서 OS의 한계를 느낀다. 그리고는 사만다를 향해, 너는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는 말을 홧김에 해버린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실체가 없는 사만다를 당당하게.. 2020. 5. 18.
영화 :: '존 말코비치 되기 (Being John Malkovich)' 줄거리 요약 ​ ​ ​ 경제적으로 빠듯한 생활이 지속되자, 아내는 인형 연극사가 되길 원하는 남편에게 직장을 구하는 것을 권유하게 된다. 아내가 출근한 시간, 펼쳐본 신문의 구직 면. 손재주를 요하는 일자리를 몇 개 체크해보다가 한 회사가 눈에 들어오게 된다. 서류를 분류하는 회사. 뜻밖의 면접은 성공적이었고 크레이그는 취직을 하게 된다. 일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직장에서 마음에 드는 여자를 발견하게 된다. 그녀의 이름은 맥신. 일적으로 마주 인적 없는 그녀에게 치근덕 대기 시작 하지만, 크레이그는 여러모로 남자로서 매력적인 타입이 아니다. 어느 날 일을 하던 도중, 캐비닛 뒤쪽으로 넘어간 서류를 꺼내다가 까만 문의 작은 통로를 발견하게 된다. 영화에서 비중 있는 역이라면 지니고 있을 다분한 호기심을, 크레이.. 2020. 5. 15.
영화 :: '덩케르트(Dunkirk)' 후기 ​ ​ ​ 전쟁은 과연 정의를 위한 것일까. 국가 수호를 위한 것일까. 지도자들은 그것을, 국민을 위한 것이라고 하는데, 그들이 말하는 ‘국민’의 범위는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인가. 전체를 위해 ‘희생해도 되는 자’는 누구인가. 죽음으로 수호한 것은 죽음보다 가치가 있는가. 그러한 죽음은 정당성을 가지게 되는가. 희생에 대한 보상이 희생과 동등한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인가. 전쟁이 일어나는 원인은 다양하다. 하지만 그 결과는 대부분 한 곳으로 귀결되곤 한다. 극한의 생존 위협을 느끼게 된다면 살아남고 싶다는, 그 절실함이 그 외의 모든 가치들을 무력화시켜버린다. 시야가 좁아지게 된다. 그들을 이러한 상황으로 밀어 넣은 자들이 분명 있다는 것에 대한 생각은 하지 못하고, 잃은 자들끼리 서로를 뜯어내기 바쁘다... 2020. 5. 14.
영화 :: '메멘토(Memento)' 후기 ​ 영화, 특히 외화 영화에는 더욱이 관심이 없었던 터라 이름만 들어본 크리스토퍼놀란 감독. 기억상실이라는, 어찌 보면 진부하게 느껴질 수 있는 설정을 잘 풀어둔 영화였다. 이 영화는 마치 ‘바느질’을 하는 듯한 느낌으로 플롯을 구성해냈다. 그렇게 외형적으로는 탄탄하고 내부적으로는 복잡한 플롯이 탄생했다. ​ ​ 기억은 색깔이나 모양을 왜곡할 수 있어. 기억은 기록이 아니라 해석이니까. 기억은 각색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나도 모르게, 내 손에 묻어있는 색으로 덮어버리곤 한다. 그것이 그때의 색일 수도, 지금의 색일 수도, 아니면 그때와 지금의 그 사이 어디쯤의 색일 수도 있고. 메모로 자신을 기억해내는 주인공. 그리고 그걸 이용해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해내는 사람들. 수십 번 반복되는 상황에서 끊임없이 기.. 2020. 5. 13.
읽기 좋은 책 :: '오래된 미래' 후기 ​ ​ ​ ​ ​ ​ 고립이 아닌 자립. 자신의 전통을 지키는 자들의 자부심. 문명화는 사람들을 줄 세워 불안 속으로 밀어 넣는다. 겉보기에는 그들의 삶을 더 풍요롭고 여유 있게 만들어주는 듯하지만 그 안으로 들어가 본다면 아무것도 남지 않은 듯한, 두려움을 숙명처럼 받아들이는 사람들을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문명은 나이 먹는 것을 그 자체로 받아들이기보단 두려운 것, 부정적인 것으로 여기게끔, 감정을 심어놓는다. 분명 나이에서 파생되는, 시간 이주는 깊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이 듦을 병적인 것으로 치부하는 것을 보면 ‘트렌드’, ‘안티에이징’ 등에 집착하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트렌드‘는 주 소비층의 소비 흐름을 말하며, 소비는 경제활동 가능 인구가 주로 하게 된다.. 2020. 5. 12.
2020. 04. 월간 글노트 3월보다 빠르게 지나갔던 4월. ​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예정된 활동이며, 준비했던 자격증 시험이며 모든 것이 다 밀려버렸다. ​ 불행 중 다행인지, 덕분에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스스로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많아졌고. 해내고 싶은 일, 해야 하는 일을 정돈하며 앞으로 내가 무얼 해나가야 하는지 좀 더 명확해진 느낌. 올해가 마무리될 즈음엔 좀 더 성숙해진 나를 기대해도 되는 걸까. ​ 학원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 늦은 시간이라 주변에 사람이 없기에 잠시 조심스레 마스크를 열어 너무나 오랜만에 밤공기를 들이마셨다. 뜬금없이 떠오르는 수험생 시절의 기억들이 나를 당황스럽게 했지만 이젠 그 기억들을 음미할 수 있을 만큼 시간이 지났구나 싶어 기분이 이상해졌다. ​ 지나보니 분명 스스로가 좀더 성숙.. 2020. 5. 11.
2020. 03. 월간 글노트 ​ ​ 정신없이 지내다보니 벌써 3월하고도 22일. 생각지도 못한, 많은 축하를 받아들고있자니, 내것이 아닌걸 들고있는 기분이기도하고. 분명 남들에겐 달력안의 검은숫자로 적혀있는, 흔쾌히 지나칠수도있는 수많은 생일 중 하나일지도 모르지만 조그마한 노력일지라도 마음을 꾹꾹 눌러담아 보내주는 몇마디를 조심스레 풀어볼때면 나또한 이렇게 따뜻할수있을까 생각해보게되기도하고. 삶의 진도가 나갈수록 힘을 들여야 할 부분은 점점 늘어나고 각자의 사연을 품고 살아가는게 때로는 벅찰때도 있다는 것을 알기에. 새로운 숫자를 마주할때마다 시간 한조각을 내어주는 것조차 쉽지않으니까. 언제까지 우리, 서로의 시간을 떼어줄 수 있을지는 알수없지만 그럼에도불구하고 함께해주려는 그 향기에 내 마음이 몽글몽글해지고. ​ 2020. 5. 11.
영화 :: '11시 14분(PM 11:14)' 후기 ​ ​ ​ ​ 불완전한 범죄가 모여, 완전한 범죄를 만들었다. 밝은 노래와 함께 비치는 살인 장면. 모순적인 이미지에서 불편함을 느끼게 하는 것이, 감독이 의도한 바일지도 모른다. 세상을 살다 보면 가끔씩, 실수라는 단어를 마구잡이로 사용하는 사람들과 마주치곤 한다. 실수라고 말하는 것은 어쩌면, 그들의 잘못된 행동을 초래된 결과를 감당하기 싫어 도망칠 구멍을 만들어내기 위한 것일 뿐이다. 그 원인이 스스로에게 있다는 것을 인정하기 싫은 거겠지, 외면하고 싶은 거겠지. 영화의 플롯은 마치 ‘얽혀있는 실타래’ 같은 느낌이 들었다. 서로 다르지만 하나의 시간에 얽혀있다. 그 모습을 시각화한다면, 아이가 검은 크레파스를 쥐고 흰 스케치북에 낙서를 해둔 모양이 아닐까. 같은 시간 다른 사건. 각자의 사연을 가지.. 2020. 5. 10.
영화 ::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千と千尋の神隠し , The Spiriting Away Of Sen And Chihiro)' 후기 ​ ​ ​ 어릴 때 열 번넘게 돌려봤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엄마가 일본어를 배운다고, 미야자키 하야오의 영화에서 뿜어져 나오는 잔잔함이 좋다며, 우리 집에 있던 몇 되지 않은 DVD 중 하나였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대부분의 장면이 머릿속에 있을 정도로 익숙한 영화지만 과제를 위해선 다시 보는 것이 맞다는 생각에, 침대에 고정해 둔 핸드폰 거치대에 핸드폰을 고정시켜두고 재생 버튼을 눌렀다. 그저 주인공을 괴롭혔던 유바바와 가오나시를 물리치기를 바랐던 초등학생과 여러 인물에 감정이입이 되던 20대 후반의 감상은 분명히 다를 테니. 역시나 익숙하다. 하지만 분명, 어릴 때 봤던 영상도 일본어에 자막이 들어가 있었는데 오늘은 유난히 일본어가 낯설다. 세월의 힘일까, 기억의 변형일까. - 이름의.. 2020. 5. 8.
영화 :: '벌새(House of Hommingbird)' 후기 ​ ​ ​ ​ 보통이라기엔 벅찼던 가장 보통의 삶. 종종 시간을 따라가는 것이 벅찰 때가 있다. 시간은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꽤 많은 사고를 치고, 나를 당황스럽게 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먼저 간 시간이 남긴, 흐트러진 흔적에 도달할 때 즈음엔 당황스러운 감정도 함께 스멀스멀 올라오는 것이 느껴지곤 한다. 우리 중, 스스로 밝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까, 아니면 그 반대가 더 많을까. 아마 내 생각엔, 후자가 더 많을걸. 아마도. 하지만 우리가 살아감에 있에, 전자가 더 많은 것처럼 느껴진다는 것은, 나름 괜찮은 삶으로 보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 아닐까. 주변인들에게서 직접 듣는, 그들의 삶과 SNS에서 보이는 것들의 괴리가 점점 커져가는 걸 보면 말이다. 시간이 지남에 따.. 2020. 5.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