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델마와 루이스(Thelma & Louise)' 후기
세상은 약자들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그들의 말을 어떻게 해석하며 기록하고 있을까. 기록이라도 한다면, 그나마 다행일지도 모른다. 그 당시의 여자들은, 넓은 세상에서 태어나 비좁은 집안으로 밀려나는 것이 일상이었다. 그들의 몸집이 커질수록 그들의 세상은 좁아지기를 강요받았다. 차별은 분명 문제가 있는 것이지만, 차별에도 급이 나뉘어있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자신이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태어난, 일말의 노력 없이 얻어낸 무언가로 행하는 차별, 그리고 자신이 노력으로 얻어낸 것으로 행하는 차별. 사람은, 앞서 말한 후자처럼 자신의 노력이나 능력으로 얻어낸 것이 없을 경우, 자신이 노력 없이 얻어낸 무언가로 차별을 행하곤 한다. 우리가 근본적으로 지니고 태어나는 것. 대체로 피부색, 성별, 키, ..
2020. 5. 27.
영화 :: '그녀(Her)' 후기
결국, 프로그램은 사람을 대체할 수 없었다. 인간은 무의식 중에 자신이 경험한, 경험하고 싶은 여러 감정에 대하여 등급을 매기곤 한다. 모든 사람과 공유하고 싶은 감정, 대다수 사람과 공유하고 싶은 감정, 일부 사람과 공유하고 싶은 감정, 소수와 공유하고 싶은 감정, 한 명과 공유하고 싶은 감정, 그리고 그 누구에게도 공유하고 싶지 않은 감정까지. 감정의 깊이는, 예상할 수 있다 시피 모두에게서 한 사람으로 향할 때 그 깊이가 깊어진다. 감정은 대부분 비슷한 질량을 가지게 되는데, 그것을 모든 사람과 나누다 보면 조금씩만 나눠줄 수 있으니 자연스럽게 얕아지게 되는 것이고, 한 사람과 나누면 그 모든 것이 한 사람에게 집중되어, 그 감정이 깊어지는 것이다. 물론 여기서, 감정이 어떤 재질로 구성..
2020. 5.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