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여운152 영화 :: '벌새(House of Hommingbird)' 후기 보통이라기엔 벅찼던 가장 보통의 삶. 종종 시간을 따라가는 것이 벅찰 때가 있다. 시간은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꽤 많은 사고를 치고, 나를 당황스럽게 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먼저 간 시간이 남긴, 흐트러진 흔적에 도달할 때 즈음엔 당황스러운 감정도 함께 스멀스멀 올라오는 것이 느껴지곤 한다. 우리 중, 스스로 밝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까, 아니면 그 반대가 더 많을까. 아마 내 생각엔, 후자가 더 많을걸. 아마도. 하지만 우리가 살아감에 있에, 전자가 더 많은 것처럼 느껴진다는 것은, 나름 괜찮은 삶으로 보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 아닐까. 주변인들에게서 직접 듣는, 그들의 삶과 SNS에서 보이는 것들의 괴리가 점점 커져가는 걸 보면 말이다. 시간이 지남에 따.. 2020. 5. 7. 영화 :: '콜미바이유어네임(Call Me By Your Name)' 후기 원래는 소설을 먼저 읽어보려 했으나 인터넷 서점에서 주문한 책이 금요일 저녁 즈음에 도착했다. 평일이 끝났다는 안도감에 긴장이 풀렸는지 글자를 눈에 담기가 힘들었다. 뭘 하든 간에 시간대가 이렇게나 중요한가 보다. 그렇게 영화를 먼저 접하게 되었다. 어느 나라에서 제작한 영화인지 찾아봤다. 아마 이것이 영화가 끝나고 가장 먼저 한 일이었던 것 듯하다. 이탈리아, 프랑스, 브라질, 미국. 나름 퀴어에 꽤 열려있다고 하는 나라들. ‘청불’이라는, 자유로운 표현의 최상급을 달고 상영하는 영화는 대부분 베드신을 과감하게 묘사하는 경우가 대다수인데, 이 영화는 베드신 장면 그 자체를 보여주기보단 바깥 풍경을 비추곤 했다. 아직은, 영상으로 묘사하기에 자신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거겠지. .. 2020. 5. 6. 영화 :: '레이디 버드(Lady Bird)' 후기 나의 새크라멘토, 그리고 크리스틴.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 년에 한편 볼까 말까 한 영화를, 수업 때문에 단숨에 해치우고 있는 요즘. ‘레이디버드’라는 영화가 넷플릭스에서 10일까지만 볼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일단 재생 버튼을 눌렀다. ‘레이디버드’는 주인공 스스로가 지은 예명.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지만 사람들에게 스스로를 ‘레이디버드’로 소개한다. 마음에 들지 않는 자신의 모습과 모진 말만 퍼붓는 엄마, 그리고 가난. 이 모든 것들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 마음이 그렇게 표출된 것이 아닐까. 모진 말을 쉼 없이 퍼부어대는 엄마를 보며, 주인공이 어쩌면 나와 닮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 또한 벗어나고 싶었다. 사춘기도 아닌데 가끔 느끼는, 엄마와 대화가 통하지 .. 2020. 5. 5. 영화 :: '어바웃 타임(About Time)' 후기 주말에 시간을 내어 영화를 보고 있었더니, 영화를 자주 보지 않는 편인 내게 무슨 심경의 변화가 있냐며 동생이 물었다. 생각해보면 살면서 영화를 오랫동안 잡고 있었던 적이 있는가. 적어도 내 삶에선 흔히 있는 일은 아니다. 뜻밖의 과제 덕분에 반복에서 조금은 벗어난 주말을 보내게 되었는데 낯설지만 기분 좋은 어색함이었다. '시간에 대하여'. 어바웃 타임을 직역한다면 이렇게 되겠지. 하지만 영어 그대로인 'About time' 또는 직역인 '시간에 대하여'가 아니라 '어바웃 타임'으로 우리나라에서 상영되었다는 것은 나름의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에게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고 한다면, 대부분 복권번호를 알아갈 것이라고 하곤 한다. 하지만 돌아가고 싶은 순간이 있냐고 묻는다면,.. 2020. 5. 3. 영화 :: '라라랜드(La La Land)' 후기 분명 개봉한 지 1~2년 정도 된 줄 알았는데 라라랜드가 개봉한 지 벌써 4년 전이라니, 이럴 때마다 시간의 속도를 감당하기가 두려워지곤 한다. 좋은 영화라고, 꼭 보라고 했던 주변의 권유가 무색하게도, 나는 이 영화 또한 보지 않았다. 아마 이때 즈음이 시험 준비를 이유로 이별을 건네받았던 시기였을 듯하다. 그렇기에 해야 하는 것 이외에는 에너지를 써가며 무언가를 하기엔 벅찼으리라. 특히 사랑 영화 따위한테는 더욱 그랬겠지. 영상의 색감이 아름다웠다. 각자의 포인트가 다르기에 뮤지컬처럼 영화나 드라마 애 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것이 각자의 특징을 모호하게 하는 듯해 좋아하는 편이 아니긴 하지만 라라 랜드는 과하지 않아 거부감은 없었다. 눈으로 듣고 귀로 보는, 조금 낯선 .. 2020. 4. 29. 영화 :: '컨텍트(Arrival)' 후기 과제를 위해 밥 먹으면서 잠깐 보려고 한 영화를 어쩌다 보니 끝까지 보게 된, 몰입력 있던 영화였다. 감상평에 ’ 문과판 인터스텔라’라는 말이 있던데, 영화가 끝나고 어떤 느낌인지 어느 정도 이해가 됐다. 감성적이라는 뜻의 다른 표현이었겠지. - 소통에 관하여 #소통, 버릇처럼 열어보는 인스타그램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태그가 아닐까 싶다. 무엇이 우리를 소통에 대하여 꾸준하게 갈망하도록 하는가. 또한 우리는 얼마나 소통을 하고 있는가. 우리는 우리가 갈망하는 만큼 소통을 하고 있는가. 다른 말로, 우리에게는 지금 소통의 대상이 얼마나 있는가. 타인과의 대화만이 소통의 전부가 아니다. 스스로와의 소통 또한 소통이다. 세상이 우주의 가장 작은 단위로부터 확장되듯, 나 또한 .. 2020. 4. 27. 영화 :: '러브 액츄얼리(Love Actually)' 후기 저번 주 주말에 봤던 영화, ‘러브 액츄얼리’. 영국식 발음을 참 좋아하는데 영화를 보는 내내 영국식 억양을 들을 수 있어 기분 좋았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올 때마다 러브 액츄얼리의 OST인 ‘All you need is love’를 챙겨듣곤하지만 실제로 영화를 본 것은 처음이었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다 보니 '봐야지' 하고 미뤄뒀던 영화를 하나씩 챙겨보는 중. 영화는 잔잔했다. 이성 간의 사랑뿐만 아니라 가족 간의 사랑, 우정이란 이름의 사랑을 다루고 있는 것이 아마 이영화를 좀 더 풍성하게 만들어주었다 생각한다. 하지만 세상의 사랑은 모두 아름다운 것은 아니라는 것도 담아냈다는 것. 그저 아름다운 부분만 보여주려 하지 않아 그 점 또한 마음에 들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아름답지 .. 2020. 4. 24. 드라마 :: '동백꽃 필 무렵(The Bloom of Camellia)' 후기 드디어 나의 인생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을 드디어 다 봤다. 원체 드라마를 보지않는터라 마지막 남주앓이를 했을 때가 2014년 '닥터이방인'때 였는데 6년만에 또다시 남주앓이를 하기시작했다. 내 폰에 연예인 사진을 배경으로 걸게 될 줄이야. 주연 조연 모두 너나할것없이 연기를 잘해줬기에 너무 재미있게 봤던 드라마. 드라마는 판타지라면 판타지, 현실이라면 현실. 우리가 사는 이 곳에는 동백이도 필구도 강종렬도 있겠지. 생각보다 꽤 많을수도. 이 드라마를 봤다면 드는 생각은 아마 '동백이 부럽다'이지 않을까. 나 또한 처음엔 그런 생각이 들었다가, '아 이건 드라마지' 잊을뻔했다. '용식이를 줄테니 동백이가 될래?'라고 묻는다면, 난 그러겠다고 답할 수 있을까. 드라마에.. 2020. 4. 23. 이전 1 ··· 10 11 12 1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