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글에 관하여37

읽기 좋은 책 :: 'AI 시대, 본능의 미래' 4. 죽음의 미래 ​ 죽음이라는 것은 인간에게 언제 닥쳐올지, 그 시기를 알 수 없기에 인간은 불안한 존재인지도 모른다. 누구나 알고 있듯, 인간이 스스로 죽음의 시기를 선택하는 행위는 분명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다. 혹여나 죽음을 선택한다 하더라도 선택한 순간부터 죽기 직전까지의 엄청난 고통은 그 어떤 것도 감내해 주지 않는다. ​ 인류가 생겨나면서부터 살아왔던 모든 인간이 죽음을 겪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죽음 이후에 대한 기록은 그 어느 곳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죽음에 대한 경험을 전해 받지 못한다는 것은 인간을 불안하게 만들어버린다. 과학기술이 아무리 발전한다 한들 이러한 기록을 남기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기에 인간에게 죽음은 여전히, 그리고 앞으로도 미지의 영역에 남아있게 될 것이다. 인간은 죽음의 시기를 결정할 수 .. 2021. 4. 8.
읽기 좋은 책 :: 'AI 시대, 본능의 미래' 3. 탄생의 미래 인간이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인간세계 내부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은 우리가 단지 인간이기 때문만이 아니라, 태어서부터 어른이라는 사회구성원의 형태를 갖추기까지 꽤 오랜 시간을 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부분은 인간이라는 종족의 희소성을 만들어냈다. 만약 인간의 체외'생산'이 가능해지게 된다면, 컨베이어 벨트에 놓인 플라스틱 따위처럼 빠른 시간 안에 인간을 '생산'해내는 것이 가능할지도 모른다. 어쩌면 더 나아가 커스터마이징까지 가능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렇게 되면 인간의 희소성이 떨어지기에, 인간'생산'이 가능해진다면 '인격적'이란 단어는 더 이상 사용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또한 인종차별과 신분제 등의 사회문제처럼, 차별의 형태와 방식이 응용되어 발생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과거처럼 인간은 또다시.. 2021. 3. 29.
읽기 좋은 책 :: 'AI 시대, 본능의 미래' 2. 고기의 미래 ​깨끗한 고기 산업을 상대로 더 과격한 비건들이 반발하리라고 예상했다. 비록 시작 세포를 얻는 데 필요한 동물의 수는 훨씬 적지만, 어쨌거나 깨끗한 고기도 사람들에게 식습관을 바꾸지 않고 계속해서 동물을 희생시키며 살라고 활발히 권장하는 게 아닌가. ​깨끗한 고기를 인정한다는 건 동물 실험과 소태아혈청을 이용해 개발한 기술을 눈감아준다는 뜻이며, 그 고기를 사는 건 타이슨이나카길처럼 깨끗한 고기 스타트업에 큰돈을 투자하고 세계적으로 동물을 수십억 마리나 도살하는 대형 육류 회사의 배를 불려주는 행동이다. 적어도 온라인 캠페인, 혹은 베이에어리어에서 구호를 외치는 시위, 아니면 몇몇 기업가가 실험실에서 퇴근하는 길에 가짜 소태아혈청이라도 뒤집어쓰는 사건 정도는 있을 줄 알았다.​인간은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 2021. 3. 16.
읽기 좋은 책 :: 'AI시대, 본능의 미래' 1. 섹스의 미래 ​ ​ 동아시아에 관한 아주 강력한 클리셰 두 가지는 첫째, 기술이 윤리적인 경계에 구속당하지 않고 발전하는 곳. 둘께, 섹스에 관해 세상에서 가장 기괴한 태도를 보이는 곳이라는 것이다. 중국인과 한국인, 일본인은 섹스에 집착이 심하면서도 동시에 무심하다고 한다. 앞뒤도 맞지 않고 불공정한 고정관념이다. 이 지역에서 만드는 기묘한 섹스 장난감을 상당 부분 북아메리카와 유럽에서 산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특히 더 그렇다. - 제니 클리먼 'AI시대, 본능의 미래' ​ 동아시아의 문화는 오래전부터 개인에게 자신을 드러내지 않길 요구했다. 표현의 자유라는 것에 거부감을 느꼈던 우리의 문화는 인간의 성(性)에 대한 모든 언행과 행동을 부정적인 것으로 규정하였으며, 그 결과 우리는 자연스러운 질문들을 숨기기에 바빴다.. 2021. 3. 11.
읽기 좋은 책 ::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후기 인간은 대부분 자기(自己)와, 자신(自身)일 뿐이니까. 그래서 이익과 건강이 최고인 거야. 하지만 좀처럼 자아(自我)는 가지려 들지 않아. 그렇게 견고한 자기. 자신을 가지고서도 늘 남과 비교를 하는 이유는 자아가 없기 때문이지. 그래서 끝없이 가지려 드는 거야. 끝없이 오래 살려 하고... 그래서 끝끝내 행복할 수 없는 거지. 그래도, 하고 나는 물었다. 결국 그런 사람들이 이익을 보는 건 사실이잖아요. 보겠지, 도대체 그래서 그게 너와 무슨 상관이냐고? 퉁명스레 담배를 물던 요한의 얼굴이 생각한다. - 박민규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어쩌면 인간은, 감가 상각되어가는 한낱 깡통 따위일지도 모른다. 물론 깡통 따위에게 감가상각이 무슨 의미가 있겠냐마는, 깡통끼리 모아두다 보면 그것도 그런대로 유의미.. 2021. 2. 1.
읽기 좋은 책 ::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악의 평범성에 대한 보고서)' 후기 ​ 악의 평범성. 악한 행위가 평범한 것인가, 평범한 것이 악해진 것인가. ​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한다. 대부분의 인간은 인간들 속에 파묻혀 살아가고 있으며, 때로는 개개인의 가치관보다 집단의 가치관을 우선적으로 적용하고, 사유의 정도와는 상관없는 결과를 도출해낸다. 개인의 가치관과 집단의 가치관이 충돌할 경우, 그에 대한 혼란과 거부반응이 함께 생겨나는데, 이러한 상황이 장기간 지속되거나, 지속될 것이라 인지를 한다면, 개인은 충돌 대한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기 위해 개인의 가치관을 외면하게 된다. ​ 사회는 개개인을 자유로이 조종할 수 있길 바란다. 마치 체스판에 올려진 말과 같이, 사회에서 부여한 위치에서, 사회의 지시대로 움직이며, 극단적으로는 사회를 위해 희생까지 하기를 원한다. 그러기 위해서.. 2021. 1. 15.
읽기 좋은 책 :: '천안문(天安門)' 후기 결코 무너질것같지않던, 견고해보였던 소련체제도 붕괴됐다. 그렇다면 현재의 중국은 버티고있는걸까, 아니면 즐기고있는걸까. ​ 최근 마주한 대부분의 중국인들은, 모국에 대한 애정이 내가 예상했던것보다 상당히 컸다. 하지만 이러한 애정의 형태는 꽤 위태로워, 자칫하면 잘못된방향으로 번질까 우려스럽기도 했다. 결국 우려한대로 그들의 애국심은 기형적인 형태로 변질되었다. 그들은 국가에대한 비일반적인 애정은 타인의 것을 탐하기 시작했다. ​ 현 시국이 시국인만큼, 중국이라는 집단의 이기심과 억지에 전세계로부터 손가락질을 면치못하고있다. 물론 집단구성원의 모두가 같은 가치관을 지니고있는것은 아니겠지만, 대다수가 비슷한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기에 이러한 결과가 나오지않았나 생각해본다. ​ 그런 중국에서도 다양성을 추구.. 2020. 12. 24.
읽기 좋은 책 :: 다자이 오사무(だざいおさむ) '인간실격' 불완전한 인간임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혹은 인간다운 인간이 되는 것은, 과연 어떤 것을 말하는 걸까. 도대체 세상은 무엇을 원하는 걸까. 아니, 애초에 인간이 인간의 본질을 알아낼 수 있을까. 나야말로 그런 기도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아, 내게 냉정한 의지를 주시옵소서. 내게 ‘인간’의 본질을 깨닫게 해 주시옵소서. 인간이 인간을 밀쳐내도 죄가 되지 않는 건가요. 내게 분노의 마스크를 주시옵소서. 세상이라는 곳이 어떤 곳인지 생각해보려니, 그 느낌이 너무나 막연해 여태 나는 어디에서 살아왔는지, 그 속에서 누구로 살아왔는지조차 막연해진다. 지금 내가 느끼고 있는 이 막연함은 물에 잉크가 퍼지듯 순식간에 번져 깊은 늪에 빠져드는 기분이 느껴진다. 본질이라는 것이, 사실 누가 발견하느냐에 따라 상대.. 2020. 12. 16.
읽기 좋은 책 :: '인간은 필요없다' 후기 ​ ​ 인간은 언제까지 지구에서 쓸만한 존재로 살아남을수있을까. 아니, 다시말하자면 인간은 언제까지 지구를 인간중심적으로 이용할수있을까. 이전까지 지구는 인간의 전유물이었다. 인간은 자연에서 파생된 생명들을 자신들을 위해 이용하기 바빴다. 인간이 나날이 발전할수록 인간은 인간의 일을 대신할 수 있는 존재를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이 존재는 인간이 만들었다는 이유만으로 인간으로부터 우월성을 공식적으로 일부 부여받았다. 인간은 그것을 인조지능 또는 AI라 부르기 시작했다. 인조지능이 탑재된 물체는 그것을 둘러싼 환경의 학습으로 파생되고 발전한다. 다시말하면 어떤 환경에서 어떤 기능을 수행하느냐가 인조지능이 앞으로 어떤 행동을해야할지를 결정하게된다는 말이다. 인간에 의해 만들어지고, 인간에 둘러싸여 학습하지만 .. 2020. 11. 12.
읽기 좋은 책 :: '캐비닛' 후기 ​ 확실히 세상은 넓고, 그만큼 다양한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긴 한가 보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남에 있어 우리는 편견 없는 태도로 임해야 한다고 배웠다. 그러나 편견 없이 타인을 맞이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나와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 타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첫걸음일 테니. 다시 말해보자면, 타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우리에게 쉬운 것은 아니라는 말이 된다. 타인 앞에서의 나는, 온전히 나 자신으로 남을 수 있을까. 우리가 캐비닛 속에 가둬둔 그들이, 그들의 이야기가, 어쩌면 그들 스스로에게 솔직했다는 것을, 우리는 은연중에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시간이 쌓여갈수록 우리는 상처에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솔직하기보단 우리를 숨기는 것을 우선시하게 되니 말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 2020. 10. 28.
읽기 좋은 책 :: '82년생 김지영' 후기 ​ ​ 당신은 몇 번째 김지영인가. 혹은 몇 번째 김지영과 살고 있는가. 그도 아니면, 그동안 당신은 얼마나 많은 김지영을 만들어냈나. 혹은 그러한 행위에 동조하며 방관으로 일조했나. 논란의 도마에 수차례 얹혔던 ‘82년생 김지영’에 대해 궁금하기도 했고, 꽤 기대가 되기도 했다. 누군가에겐 환대, 또 다른 이에겐 질타를 받는 이 소설은 과연 어떤 소설일까. ​ ​ 관성의 법칙이라던가. 세상은 기존의 상태를 유지하려 하고, 변화를 유도하는 것들은 대부분 배척하려 하며 사회적으로 공개처형시키려는 것을, 우리는 역사 속에서 수없이 확인하곤 했다. 논란이라는 것은 의외로 세상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이 소설은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까, 나도 모르는 사이 기대가 쌓여가고 있던 듯했다. ​.. 2020. 10. 19.
읽기 좋은 책 :: 조지오웰(George Orwell) '동물농장(Animal Farm)' 후기 ​ ​ ​ 누구나 자신에게 이익이 집중되는 순간을 꿈꾼다. 그것은 분명 모든 인간의 본능이지만, 사람들은 이상하리만치 본능을 숨기고 살아가곤 한다. ​ 조지 오웰의 ‘1984’에서도 볼 수 있었던 변명하는 권력자, 그리고 이익의 대변인,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증오의 대상, 그들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순수한 인물, 그리고 불만을 누른 채 묵인하는 인물들. 조지 오웰의 소설에서 맞이할 수 있는 왜곡된 권력의 고정적 구성요소. ​ ​ 나폴레옹이 스노볼을 내쫓을 때엔 모든 것이 순조로웠다. 하지만 세상의 흐름을 거스르는 것은 완벽할 수 없다. 결국 나폴레옹의 말에 모순이 생기기 시작했고, 그렇게 이용된 권력유지 도구, ‘스노볼’. 모든 사건은 스노볼로 수렴했다. 그들은 언제나 스노볼을 증오했지만, 모순적이게.. 2020. 9.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