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440

드라마 :: '그리고 베를린에서(UNORTHODOX)' 후기 ​ ​​​인간으로서 누려야할 자유. 그 중 하나가 종교의 자유. 그렇다면 반대로, 종교안에서 인간은 자유로울수있는가.​종교의 자유를 통해 원하는 종교를 선택했지만, 보여지는 요소들로부터 파생되어 규정지어진 제약으로 작용해, 내가 온전히 나로 남을수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어쩌면 인간이 도덕적일수있는 방향을 제시해주는것이 종교의 목적이 아닐까 싶었다. 인간이 살아가는 세상에서 수많은 종교들이 존재하는데, 그 종교는 현재의 속도를 따라갈수있는가. 혹은 따라올 의향이 있는가.​앞으로도 종교의 근본적 가치는 변하지않겠지만, 그 가치를 바라보는 관점은 매일 조금씩 바뀌고있다. 그 변화가 조금씩 쌓여 큰 변화를 만들어내고있음에도불구하고, 종교의 가치관을 바라고보있노라면 과거의 어느시점에서 멈춰있는 느낌이 들때가 있다.. 2021. 2. 2.
읽기 좋은 책 ::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후기 인간은 대부분 자기(自己)와, 자신(自身)일 뿐이니까. 그래서 이익과 건강이 최고인 거야. 하지만 좀처럼 자아(自我)는 가지려 들지 않아. 그렇게 견고한 자기. 자신을 가지고서도 늘 남과 비교를 하는 이유는 자아가 없기 때문이지. 그래서 끝없이 가지려 드는 거야. 끝없이 오래 살려 하고... 그래서 끝끝내 행복할 수 없는 거지. 그래도, 하고 나는 물었다. 결국 그런 사람들이 이익을 보는 건 사실이잖아요. 보겠지, 도대체 그래서 그게 너와 무슨 상관이냐고? 퉁명스레 담배를 물던 요한의 얼굴이 생각한다. - 박민규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어쩌면 인간은, 감가 상각되어가는 한낱 깡통 따위일지도 모른다. 물론 깡통 따위에게 감가상각이 무슨 의미가 있겠냐마는, 깡통끼리 모아두다 보면 그것도 그런대로 유의미.. 2021. 2. 1.
다양성에 대한 갈망 우리는 언제나, ’나는 누군가‘에 대한 질문의 답을 끊임없이 찾아헤맨다. 이러한 우리의 갈망은 인간을 몇 가지 타입으로 분류하게끔 만들었는데, 이러한 것 중 하나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네 가지의 혈액형 분류이다. 시대가 바뀌어가면서 사람을 분류하는 유형 또한 네 가지로 부족함을 느끼게 되었다. 스스로에 대한, 타인에 대한 정의의 갈망은 인간을 더 다양한 분류로 나누어줄 것을 요구했다. 이렇게 혈액형에 대한 분류에 대하여 이런저런 반론이 제기가 되면서 등장한 것이 MBTI이다. 혈액형이 4가지의 분류인 것을 고려해보면 MBTI는 인간을 무려 16가지의 유형으로 분류되는데, 그 종류가 너무 많지도 않으며 인간의 유형을 분류하고 타인과 자신을 알아내고 싶어 하는 인간의 본능에 대해 적절히 파고든 검사라 할.. 2021. 1. 28.
영화 ::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The Boy In The Striped Pajamas)' 후기 ​ ​ ​ ​ Childhood is measured out by sounds and smells and sights, before the dark hour if reason grows. ​유년기의 이성의 어두운 시간이 자라나기 이전에 소리, 냄새, 시각으로 재단된다. - John betjeman ​ ​ 행복했던 베를린을 두고 내려온 어느 시골마을. 그저 친구가 그리웠을뿐이기에 마주할수있었던 사실이 있던 그 마을. 가방에서 쏟아져나오는 활자들은 사악한 유대인에대해 수없이 되새기고있었지만, 철조망을 사이에 두고 함께했던 나의 친구는 분명 나와 똑같은 사람일 뿐이었다. ​ 너의 아버지를 존경하냐는 질문에, 너는 망설임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의 가족이 함부로 대했던 할아버지는 나의 다친 다리를 정성스레 묶어.. 2021. 1. 26.
영화 :: '레옹(LEON)' 후기 ​ ​ 아버지 같지 않던 아버지 밑에서, 어머니 같지 않던 어머니 밑에서 견뎌내야만 했던 마틸다의 인생에, 레옹은 한편의 안락한 담요였을지도 모른다. 마틸다는, 그 안락함에서 한 번도 경험해본 적이 없는 아버지를 느낀 것일까. ​ 아마도 레옹은 마틸다의 모습에서 자신의 모습과 겹쳐 보였을 수도 있겠다. 가족 같지도 않은 가족이었지만, 허름하고 색이 바랬던 파라솔조차 없이 세상을 오롯이 맞이해야 하는 마틸다의 모습에 곧 닥쳐올 죽음을 피하기 위해 가늘게 몸부림치며 눌렀던 초인종 소리에 그 미세한 떨림이 전달됐으리라. ​ 모순적이게도 가족의 모양을 따라 했던 그들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가족을 벗어나야 했던 소녀를 무참히 내쫓을 수 없었던 이유는 자신과 같은 외로움과 고독함이 느껴져서였을까. 미세한 떨림에 레.. 2021. 1. 25.
영화 :: '500일의 썸머(500 Days Of Summer)' 후기 ​한 해를 넘기고도 절반이 흘러버린, 길고 긴 여름이었다. 이전에 알던 여름과는 다르게 춥기도, 따뜻하기도 했던 이상한 여름이었다.​운명을 부정하는 여자와, 운명을 믿는 남자. 어린 시절 그리고 몇 안 되는 경험들로 이루어진 그들의 가치관. 친구라는 이름으로 꾸역꾸역 가려뒀던 그 남자의 마음. 그리고 어설프게 가려둔 마음을 이미 봤으면서도 못 본체하고 있는 여자. 쫓고 쫓기는 것처럼, 어쩌면 맞출 수 있던 타이밍을 고의적으로 요리조리 피해 가고 있었다. ​완벽하지 못한 사람들이 모여 맞춰가는 것은 분명 아름다운 장면만 볼 수 없더랬다. 완벽하지 못했기에 아름다운 장면만 골라 기억에 담아둔 게 아닐까. 사랑했을 때 기억에 하나둘 담아뒀던, 좋았던 기억들이 언제 그렇게 색이 바래버렸는지. 내가 좋아했던 너의.. 2021. 1. 22.
영화 :: '우리도 사랑일까(Take this Waltz)' 후기 ​ ​ 처음 네가 나를 봐주던 그 느낌이 그리워 또 다른 새로움을 찾았다. 하지만 결국 새로운 것은 영원히 새로운 것으로 남아주지 않더라. 내가 많은 걸 바랬던 걸까. 그저 나를, 처음과 같은 눈으로 바라봐 주기만을 바랐을 뿐인데. 그게 그렇게 큰 욕심이었나. ​ 아, 욕심이었구나. 한마디 없이 숟가락만 끄적이던 우리의 모습에, 지독히 외로워 몇 번씩이나 되뇌며 겨우 던졌던 질문에 너는 무덤덤할 뿐이다. 단지 같이 산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걸 다 안다며 근사한 곳에서 맛있는 걸 먹으려 외식한다는 너에게, 나는 무슨 말을 더 할 수 있을까. 우리가 서로 마주 보고 밥을 먹는 이곳이, 서로 근황을 물어보자고 온 게 아니란 너에게, 나는 무슨 말을 더 할 수 있을까. ​ 설렜다. 나에게 다가온 뜻밖의 새로움은.. 2021. 1. 21.
밖에서 맞는 비 말고 안에서 바라보는 비였다 그날의 비, 그리고 빗소리 사이의 나. 갑작스럽게 찾아온 비에 혹여 젖을세라 신발을 벗고 양말도 벗었더랬지. 맨발로 맞닿아본 지구는 이렇게나 거칠었구나. 머리카락을 타고 내려오던 빗물은 하나뿐인 입가로 모여들었다. 깜짝 놀라 벌어진 입속으로 빗물이 조금 들어왔는데, 그게 오늘따라 유난히 짜다. 누군가의 눈물이 머리 위로 내리고 있는 건지. 그런데 나는, 너의 눈물을 감당할 수 있을 만큼 성숙한 사람일까. ​ 울컥했다, 아무 이유 없이 묵직한 응어리가 거슬러 올라왔다. 이토록 최선을 다해 슬픔을 흘려보내고 있는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에. 적어도 스스로에게 솔직할 수아는구나, 당신이란 사람은. 그러다 소금기는 언제 사라진 건지, 밍밍한 물맛이 느껴졌다. 아, 이 짭짤한 감정은 내 것이었나. 잠시 동안은 누군가.. 2021. 1. 19.
또다시 실패했다 또다시 실패했다. 실패를 두려워하는 편은 아니지만, 실패에서 오는 좌절감과 무력감은 여러 번의 실패를 경험했다 하더라도 익숙해지지 않나 보다. 이번 실패를 경험하고 나서 문득, 내가 하고 싶었던 것을 잊고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무래도 요 몇 주간 새로운 도전으로 꾸준히 쌓아왔던 나의 노력보다 감정이 앞섰나 보다. 분명 최근에 마주했던 친구의 모습을 보며, 빛나던 친구의 세계가 타인으로 인해 좁아져가는듯해 마음 아팠는데, 나 또한 나도 모르게 스스로의 세계를 줄여가고 있었던 것이다. 순간적으로 함께하는 것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일렁거려, 홀로 견뎌내야 할 부분까지 함께한다는 것에 묻어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잠시나마 했던 나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함께한다는 것에 분명 좋은 점도 있겠지만,.. 2021. 1. 18.
읽기 좋은 책 ::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악의 평범성에 대한 보고서)' 후기 ​ 악의 평범성. 악한 행위가 평범한 것인가, 평범한 것이 악해진 것인가. ​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한다. 대부분의 인간은 인간들 속에 파묻혀 살아가고 있으며, 때로는 개개인의 가치관보다 집단의 가치관을 우선적으로 적용하고, 사유의 정도와는 상관없는 결과를 도출해낸다. 개인의 가치관과 집단의 가치관이 충돌할 경우, 그에 대한 혼란과 거부반응이 함께 생겨나는데, 이러한 상황이 장기간 지속되거나, 지속될 것이라 인지를 한다면, 개인은 충돌 대한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기 위해 개인의 가치관을 외면하게 된다. ​ 사회는 개개인을 자유로이 조종할 수 있길 바란다. 마치 체스판에 올려진 말과 같이, 사회에서 부여한 위치에서, 사회의 지시대로 움직이며, 극단적으로는 사회를 위해 희생까지 하기를 원한다. 그러기 위해서.. 2021. 1. 15.
영화 :: '첨밀밀(甛蜜蜜, Comrades: Almost A Love Story)' 후기 ​ ​ 세상은 너무나 빠르게 변해가고, 변해가는 세상속을 살아가는 우리는 얼마나 어설픈 모양새로 살아가고있나. 사랑이 절실해질 때는 우리의 모든것이 충분히 채워졌을때일까, 아니면 가장 나약해졌을때일까. ​ 추억은 추억으로 남겨둬야할지, 아니면 추억이 인도하는 방향으로 따라가야할지 고민에 빠질때가 있다. 분명 이성적으로는 추억으로 남겨둬야한다는 생각이 드는 상황에서도, 인간은 또 그리 이성적이지 못해 자연스레 추억이 흐르는 방향으로 발걸음을 돌린다. ​ 사랑, 그리고 인생은 타이밍의 연속인가보다. 서로가 자신의 모습에 진실될수있을때 비로소 사랑으로 남을수있다. 나와 상대방이 스스로에게 솔직해질수있는 순간이 겹치지 않는다면, 결국 벗어난 타이밍일 뿐이다. 이렇게 마주한 엇박은 그저 엇나간 순간일 뿐일까. 어.. 2021. 1. 14.
되찾은 부끄러움 세상은 점차 각박해지고 있다는 것에 전적으로 동의하였고, 나 또한 세상의 각박함에 맞춰 살아가고 있었다. 모르는 이의 친절을 당연하게 여긴 적도 없지만, 그만큼 경험했던 친절이 흔치않았기에 나 또한 친절을 자주 베풀지 않는 쪽을 선택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 내가 여태 살아온 세상에선 모든 것엔 이유가 있었고, 그에 대한 대가가 따른다는 것을 늘 머릿속에 담아두고 있었다. 그렇기에 모르는 이의 호의를 마음 놓고 받아본 기억이 언제였는가. 기억의 꼼꼼하게 뒤져보아도 꽤 오래 전인지 흔적도 남아있지 않은듯했다. 아마도 이러한 기억이 현재 타인을 경계하는 나의 태도를 만들어냈을지도 모른다. ​ ​ 동생과 카페에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약속시간에 맞춰 카페를 나왔다. 나는 버스를 타기 위해, 동생은 집에 가기 .. 2021. 1.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