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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브이 포 벤데타(V For Vendetta)' 후기 국민이 정부를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국민을 두려워해야 한다. ​ 국가와 국민. 그들은 공생관계일까, 대립관계일까. 정부는 한 인물을 나타내는 것일까, 국민 전체를 나타내는 것일까. 여전히 국민의 주권을 돌려주지 않는 국가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이들에게 어떤 의미로 남아있을까. 태어날 때부터 당연하게 받아들이게 된 정의였을까, 혹은 국민들 손에 쥐어져있던 주권을 누군가가 약탈한 것이라 생각하고 있을까. 이들은 외부의 사례로부터 자극을 받아 주권을 되찾으려는 시도를 하고 있을까. ​ 분명 당연한 권리임에도 불구하고 이 자체가 당연하지 않던 시기가 있었다. 우리는 그것을 되찾기 위해 최선을 다해 투쟁했다. 대표자라 자칭하던 무리들은 이것을 폭동, 테러로 치부하며 또 다른 선동을 시.. 2021. 2. 25.
혐오 중독 우리는 살아가면서 도파민이라는 호르몬에 대하여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도파민이라는 호르몬은 인간의 쾌락을 만들어주는 호르몬으로 잘 알려져 있다. 도파민 작용으로 인해 순간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쾌락의 맛을 본 인간은, 후에 꾸준히 쾌락을 찾아내기 시작한다. 어쩌면 이러한 행위는 인간의 본능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본능만을 따르는 인간은 사회적 관점으로 볼 때에 문제적 요소가 더 분할 수밖에 없다. ​ 사유의 부재는 인간이 단순한 상태로 남아있을 수밖에 없다는 결과를 가져온다. 인간은 점점 시간이 쌓여가면서 자신만의 기준이 확고해지기 시작한다. 사유하지 않은 인간의 문제는 여기서 드러난다. 사유하지 않은 인간은 자신의 방향성을 자신의 의지대로 정하지 못한다. 타인으로 인해 이리저리 휘둘리며 잡혔던 방향성.. 2021. 2. 23.
사유하지 않음의 결과 : 붉은색의 변명 사회라는 곳이 개인에게 제약을 두기 위한 가장 우선적인 작업은, 사회에 있는 지식인과 문화예술인들을 탄압할 근거를 만드는 것이다. 대부분의 이러한 시작은 인간의 욕심에서 출발되며, 욕심을 보지 못하는 인간의 무지함이 잘못된 권력에 힘을 실어준다. ​ 중국의 국부라 불리는 마오쩌둥은 문화대혁명이란 이름으로 중국을 파괴했다. 마오쩌둥은 봉건시대의 잔재를 없애야 한다며 마오쩌둥의 광신도들을 모집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홍위병이라는 이름의 괴물 집단이 되었다. 그들은 아직 어렸고, 중국은 이들에게 사유에 대해 가르쳐준 적이 없기에 그들의 삶에서 사유에 대한 것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들의 사유의 부재는 파괴활동에서 빛을 발했다. '전통'과 '낡은 것'조차 구분하지 못하던 그들은, 베이징 시 문화재로 등록된 684.. 2021. 2. 22.
유럽 0-3. 프롤로그 아침에 눈을 떴다. 어제까지의 일이 꿈처럼 느껴졌다. 무언가 특이할 것도 없던 모임이었는데, 그냥 느낌이 그랬다. 이 시간까지 침대에 누워있는 것이 낯설어 일단 몸을 일으켰다. 물을 한잔 마시고 옆을 보니 나를 빤히 보고 있는 강아지가 눈에 띄었다. 아, 밥부터 줘야지. "꾸미 밥먹자." 밥그릇 옆에 있던 사료 봉지를 뜯으며 강아지에게 다가갔다. 점점 거세지는 꼬리의 회전을 보고 있던 나는 무의식 중에 미소를 머금었다. 사료 한알이라도 사라질세라 밥그릇에 최대한 몸을 가까이해서 늦은 식사를 하고 있는 강아지 뒤편에 앉아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무심결에 열었던 검색창을 보고서야 이틀 후에 유럽여행 간다는 사실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 갔다. 무작정 '유럽여행'이라는 단어를 입력하고서 검색창 옆의 돋보기 버튼을 .. 2021. 2. 19.
영화 :: '하나 그리고 둘(A One And A Two)' 후기 ​ ​ ​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은 영화의 한순간이었다. 사랑하고 싸우고 이별하고 그리고 영원한 헤어짐까지. 그 누구도 탓할 수 없는 자연의 섭리 속에서, 우리는 숨 쉬고 있다. ​ 이해할 수 없는 삶이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음을 향해 가고 있다. 살아간다는 것은 결국 죽음으로 수렴되는 통로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름대로 매일의 의미를 부여하며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우리에게, 삶이란 무엇일까. ​ 한순간이었다. 예기치 못한 순간은 뜬금없이 찾아와 삶의 방향을 송두리째 바꿔놓아버린다. 죽음에 거의 다다랐음을 알지만, 죽음에 도달하는 그 시점까지 일상을 함께할 수 있을 줄 알았다. 가족이란 이름으로 천 끄트머리를 조각조각 기워놓은 어색한 손수건처럼, 우리의 일상을 조금씩 떼어 나눠주고 있었다. ​ 어울.. 2021. 2. 18.
영화 :: '자유연기' 후기 ​ ​ 과거에, 아니 사실 여전히 꿔오고 있는 꿈. 행복하기 위해서 한 결혼이 꿈을 희미하게 할 줄은 몰랐다.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울어재끼던 아이를 안고 20평 남짓한 공간에서 버티고 있었다. 드넓은 세상에서 살았던 기억들이 무뎌지며, 나의 세상은 어른이 되면 될수록 좁아지고 있다. ​ 홀로 고군분투해야 하는 삶을 버텨낸다 해도, 그저 보람 없는 시간의 연속일 뿐. 나보다 실력 없다던 그 선배는 찬찬히 꿈을 이뤄가고 있었고, 내 못난 열등감은 스멀스멀 올라와 현실에 대한 분노로 자리 잡았다. 내가 부럽다는 선배의 말에 그저 웃기만 했던 내 모습에서 슬픔을 보긴 했을까. ​ 본인도 힘들다는 당신의 말에, 그래도 당신은 하고 싶은 걸 하기 때문에 힘든 것이라는 말이 목 끝까지 끌어 올랐지만 그런 말을 한다.. 2021. 2. 16.
내 이상은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 벌써 설 연휴가 지나갔다. 이렇다 할 장소를 다녀오지도, 누군가를 만나서 사진으로 남기지도 않았다. 그저 주말이 두 배로 길어져 여전히 집, 그중에도 방 안에서 거의 나오지 않고 해야 할 일들을 해나갔더랬다. 사실 내가 방 안에서 무언가를 끄적이거나 사박사박 만들어내는 것을, 나의 가족들은 그리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내가 독립해야 할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을 정도다. 물론 이들의 감정은 내가 생산적인 나날들을 보내는 것에 대해 제지하고 싶은 마음에서가 아니다. 주변인들은, 혹은 그들의 딸은 밖에 나가 누군가를 만나며 사진으로 남기고, 이렇다 할 장소를 다녀온 경험으로 가족과 대화를 한다는 사실이, 방안에서만 있는 나의 모습과 대조되어 보였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들은 좀 더 내가 가시적으로 생산적인.. 2021. 2. 15.
영화 ::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You Are the Apple of My Eye)' 후기 인생의 모든 사건은 나름의 의미가 있다. ​ 각자의 션자이를 품고 살아가는 우리는, 앞으로 다가오는 사람을 온힘을 다해 사랑할수있을까. ​ 누군가를 감싸안기엔 너무나 어렸고, 최선을 다했지만 그만큼 서툴었다. 우리는 너무나 달랐고, 나의 표현에 네가 다칠수도 있다는것을 그땐 왜 몰랐을까. 서로를 알아달라고만 할줄알았지, 어리석게도 먼저 손 내밀생각은 해보지못한듯해 아직도 그때의 기억에 마음이 아려온다. ​ 너도 나를, 지난날의 우리를 떠올렸을때의 느낌이 나와 같을까. 그당시 어리숙한 우리는 서로의 이기심을 앞세우느라 아름답지않은 장면일거라 장담했는데, 기억이란게 참 야속해서 그 위에 아름다운 색으로 칠해뒀더라. ​ 가끔은 어른이 되어가는게 무서워 핸드폰 속 사진을 뒤적여보곤해. 그러다가 분명 다 지웠다고.. 2021. 2. 10.
유럽 0-2. 프롤로그 '안녕하세요.' 맨 안쪽의 도도한 인상의 조그마한 여자애와 맞은편엔 선생님일것같은 오빠, 그리고 나와 일정이 같다던 흔하지 않은 이름의 언니가 앉아있었다. 다들 오늘 처음 마주한터라 역시나 어색한 공기가 감돌았고, 이 어색함을 깬 것은 앞에 앉아있던 언니였다. 우리 이렇게 만났는데 돌아가면서 자기소개를 하자며 제안을 했다. 흔하지 않은 이름을 가진 언니의 흔하지 않은 친화력에 살짝 당황했지만, 분명 누군가 이렇게 말해주지않았다면 어색한 공기속에서 산소를 갉아먹는듯한 기분만 더 길어질 뿐이었을것이다. 길쭉한 테이블에 앉아 한 명씩 어색하게 이름과 나이, 그리고 사는 곳을 읊었다. 호구조사하듯 내 신상을 읆조려보는것이 얼마만인가. ​ 어색했던 자기소개가 끝나고 몇 분 후, 한 두 명씩 어색하게 고개를 꾸벅이.. 2021. 2. 9.
유럽 0-1. 프롤로그 직장생활과 병행했던 만 2년의 '공시생' 생활을 접고 나서, 마치 내 인생이 실패한 듯한 마냥 불안하고 초조한 날들의 연속이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는 없었으나, '불합격'이라는 타이틀에 아무래도 한껏 움츠려 들어 살았던 시절이었다. ​ 주변 사람들은 공무원이 세상의 전부가 아니라고 했지만, 대략 730일의 시간 동안 내 인생의 목표는 '공무원'이었으며 내 생활패턴 또한 '공시'에 맞춰져 있었으니 그 말이 위로가 될 턱이 없었다. 시험이 끝나자, 내 인생 또한 방향성을 잃은 듯했고 관성의 법칙처럼 무언가를 해야 할 것만 같아 자격증이며 무슨 시험이며 닥치는 대로 공부했다. ​ 막상 취업시장에 나오니, 나름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했던 나의 삶이 볼품없는 이력서 몇 줄에 없던 일이 되는 듯.. 2021. 2. 8.
2021. 01. 월간 글노트 새해가 시작된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한 달이 지났다. 여전히 2020이란 숫자에 1을 더한다는 게 여전히 익숙하지 않아 사용했던 수정테이프의 길이는 벌써 몇 미터째인지. ​ 어른이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돌아보니 그렇다 할 남은 것이 없었다. 그렇다고 다시 시작하기엔 너무 늦은듯한 이 기분을 알까. 그나마 남은 자존심이라면, 그동안의 노력을 부정하긴 싫어 만들어낸 도둑. 그간 쌓아왔던 노력들을 도둑맞았다 생각하지만 결국엔 다 내 잘못인듯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 무엇이든 해낼 것 같은 자신감으로 시작됐던 2020년에, 막상 해낸 것이라곤 손가락 개수보다 적어 공허한 기분을 지울 수 없었다. 분명 꾸준히 발버둥 쳤던 것 같은데 앞으로 나가기보단 뒤처지지 않으.. 2021. 2. 5.
각자의 불행 우리는 모든 사람들이 공평하길 바란다. 너와 나, 우리모두가 자유로움에 대하여 공평하게 분배받길원한다. 아마도 이것이 우리가 추구하는 이상적 목표에서, 평등이라는 단어를 자주 발견할수있는 이유가 아닐까 싶기도하다. 하지만 평등이라는 단어에 대한 무제한적 동경은 때로 인간의 본성을 건들여댄다. 인간은 내가 겪고있는 고통이 오롯이 자신만의 것이 아니길바란다. 이것이 아픔을 나누어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는것에 사용된다면 좋겠지만, 유감스럽게도 인간의 본성은 모두가 공평하게 불행하길 바란다. ​ 세상에 사연없는 사람이 어딨겠냐만은, 그에따른 고통에대한 체감은 결코 동일하진않을것이다. 또한 상대의 크나큰 고통이 나에겐 별것 아닌듯 느껴질수도 있는것이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있겠지만 말이다. ​ 인간의 모순이란 .. 2021. 2.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