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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여운152

영화 :: '우리도 사랑일까(Take this Waltz)' 후기 ​ ​ 처음 네가 나를 봐주던 그 느낌이 그리워 또 다른 새로움을 찾았다. 하지만 결국 새로운 것은 영원히 새로운 것으로 남아주지 않더라. 내가 많은 걸 바랬던 걸까. 그저 나를, 처음과 같은 눈으로 바라봐 주기만을 바랐을 뿐인데. 그게 그렇게 큰 욕심이었나. ​ 아, 욕심이었구나. 한마디 없이 숟가락만 끄적이던 우리의 모습에, 지독히 외로워 몇 번씩이나 되뇌며 겨우 던졌던 질문에 너는 무덤덤할 뿐이다. 단지 같이 산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걸 다 안다며 근사한 곳에서 맛있는 걸 먹으려 외식한다는 너에게, 나는 무슨 말을 더 할 수 있을까. 우리가 서로 마주 보고 밥을 먹는 이곳이, 서로 근황을 물어보자고 온 게 아니란 너에게, 나는 무슨 말을 더 할 수 있을까. ​ 설렜다. 나에게 다가온 뜻밖의 새로움은.. 2021. 1. 21.
영화 :: '첨밀밀(甛蜜蜜, Comrades: Almost A Love Story)' 후기 ​ ​ 세상은 너무나 빠르게 변해가고, 변해가는 세상속을 살아가는 우리는 얼마나 어설픈 모양새로 살아가고있나. 사랑이 절실해질 때는 우리의 모든것이 충분히 채워졌을때일까, 아니면 가장 나약해졌을때일까. ​ 추억은 추억으로 남겨둬야할지, 아니면 추억이 인도하는 방향으로 따라가야할지 고민에 빠질때가 있다. 분명 이성적으로는 추억으로 남겨둬야한다는 생각이 드는 상황에서도, 인간은 또 그리 이성적이지 못해 자연스레 추억이 흐르는 방향으로 발걸음을 돌린다. ​ 사랑, 그리고 인생은 타이밍의 연속인가보다. 서로가 자신의 모습에 진실될수있을때 비로소 사랑으로 남을수있다. 나와 상대방이 스스로에게 솔직해질수있는 순간이 겹치지 않는다면, 결국 벗어난 타이밍일 뿐이다. 이렇게 마주한 엇박은 그저 엇나간 순간일 뿐일까. 어.. 2021. 1. 14.
영화 :: '유월(Yuwol: The Boy Who Made the World Dance)' 후기 ​ ​ 질서와 무질서, 그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아이들. 어른들은 자신의 질서에 아이들을 끼워 넣고 있었다. 하고 싶은 것, 해야 하는 것 사이에서 어른들은 하고 싶은 것을 볼 수 없도록, 슬며시 아이들의 시야에서 가려버렸다. 얼핏 들으면 아이들만이 피해자로 비칠 수 있겠지만, 어른들 또한 자신이 또 다른 어른들로부터 배워온 방식으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을 뿐이다. ​ 관습대로 갇히지 않으려 멀리, 좀 더 멀리. 다치지 않도록 더 멀리. 결국 꿈틀거리던 어린 시절 꿈의 몸부림에 흐름을 맡겨본 어른의 모습은 어린 시절 미처 내지 못했던 몸부림을 맘껏 흩날리고 있었다. ​ 우리의, 나의 어린 시절은 어땠나. 꿈을 꾸지만 그 꿈은 누구를 위한 꿈이었나.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도 못한 채 어른이 .. 2021. 1. 11.
영화 :: '링링(Lingling)' 후기 ​ ​ ​ ​ 내가 알고 있었던 것, 알고 싶었던 것, 그리고 알고 싶지 않았던 것들. 바람, 그저 잠시 스쳐 지나가는 바람인지 혹은 모두를 깊은 물속으로 빠뜨려버릴 태풍인지. 그게 무엇이든, 우리가 막아내기엔 너무 벅찼다. 자연스러운 현상이란 말로 지나치기엔, 내 삶을 흔들어놓았는걸. ​ 세상에는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일이 너무나 많았다. 무기력, 그리고 또다시 무기력. 인생은 무기력의 연속이 아닐까 싶을 정도이니. 학습된 무기력은 우리를 또 다른 무기력으로 인도해 준다. 어쩌면 무기력을 학습시키는 것은, 세상이 인간에게 해줄 수 있는 몇 안 되는 배려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 때때로 우리는 무언가를 이루어낼 수 있을 줄 아는, 착각 속에 빠져 살아간다. 어쩌면 바깥세상이 어떤지 깨닫.. 2021. 1. 4.
영화 :: '레볼루셔너리 로드(Revolutionary Road)' 후기 ​ ​ 특별할 줄만 알았던 나의 삶이 결국 남들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낄 때, 인간은 좌절감에 무뎌진다. 결국 나도 그저 그런 인생이었구나, 별다를 게 없었구나. 이를 받아들이고 다른 사람들 속에 묻혀 살아갈 것인가, 혹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전부터 품어왔던 삶의 이유를 지켜 나갈 것인가. ​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것을 담아내는 것보다 가지고 있던 것을 떠나보냄에 익숙해지게 된다. 아니, 사실 익숙해졌다기보다 받아들여야 된다는 표현이 적절한지도 모른다. 우리는 그렇게 내가 원하던 꿈을 내려두고, 그렇게 남들과 비슷한 삶의 이유를 찾아간다. ​ 의미를 찾아가는 삶이란 어떤 것일까. 모두가 의미 있는 삶이란 것을 동경하면서도, 그것을 따라가려 하면 허황된 꿈은 버리라며 비난받기 쉽다. 꿈은 어릴 때나 품을.. 2020. 12. 30.
영화 :: '우린같이 영화를보고 소설을읽어' 후기 ​ ​ 뻔한 연애, 뻔한 이야기. 시시한 말꼬리잡기에도 마냥 즐거웠던 우리의 모습. 어디서부터 잘못된것인지, 아니면 처음부터 우리는 스쳐지나갈 인연이었는지. 분명 우리는 서로에게 특별한 존재였는데, 언제부터 서로에게 빛을 잃어간걸까. ​ 이별에서 만남까지, 거슬러 올라가다보면 우리가 빛났던 시간과 마주하게된다. 단지 시간을 되짚어보았을뿐인데, 우리도 이렇게나 빛날수 있는 존재였구나. 아름다웠던 나날들. 분명 매순간 아름답지만은 않았을텐데 기억을 더듬어보면 아름다웠던 순간뿐인것은 왜일까. 기억에서 멀어지는 방법을 찾아헤매느라 아름다웠는지 몰랐던걸수도 있고. 당장의 눈앞에 해결해야하는 기억들을 해치우느라 여남은 기억을 걸어볼 여유가 없었나보다. ​ 누군가에겐 소중하지만, 또다른 누군가에겐 하찮을수있는 기억이.. 2020. 12. 28.
영화 :: '연애의 온도' 후기 ​ ​ ​ ​ 특별한 줄만 알았던 우리의 연애도 결국 세상에 흔하디흔한, 그저 그런 만남 중 하나였나 보다. 결국 아름다운 이별이란 없었고, 각자의 감정에 최선을 다했기에 서로의 끝을 내보였다. 서로에 대한 감정이 여전히 남아있었기에 그토록 질척일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 끊어졌던 관계를 억지로 쥐어보았지만, 그 노력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 결국 또다시 끝이 났다. 마치 레일 위의 기차를 떼어 뒤로 미뤄놓은 것처럼, 또다시 우리는 헤어졌다. 또 그런 이유로 헤어졌다. 결국 우리가 원했던 것은, 각자의 감정을 털어낼 수 있는 시간이었나 보다. 비로소 감정을 털어낸 후에야, 우리는 정말로 헤어질 수 있었다. ​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한없이 아름답게만 비쳤던 연애였는데, 왜 우리 연애의 끝은 그리 아름답지 않은.. 2020. 12. 23.
영화 :: '킬빌1(Kill Bill 1)' '킬빌2(Kill Bill 2)' 후기 ​ ​ ​ ​ "Revenge is a dish best setved cold (복수는 차가울 때 가장 맛있는 음식과 같다)" - Old Klingon Proverb(옛 클링언 속담) ​ 스스로의 삶을 어떻게 사용하느냐는 각자가 선택하는 것. 세상을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음 한편 복수를 품고 살아간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위해 복수를 생각하는가. 철저한 복수를 위해서는 알량한 자비심을 품으면 안 된다고 한다. 인간이 인간에게 흘려보낼 수 있는 관용, 즉 인간이 인간으로 남을 수 있는 요소를 철저하게 배제해야만 복수를 완전하게 마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과연 인간은 완벽한 복수를 할 수 있을까. 이성적인 인간은 없다. 애초에 감정의 부분이 마비되거나 상실되지 않는 이상, 성공적인 복수의 .. 2020. 12. 11.
영화 :: '파수꾼' 후기 ​ ​ ​ ​ 의지와 상관없이 변화하는 환경에서 적응하기 위해, 적응해야만 했기에 절박했던 우리의 어린 시절. 그 누구도 가르쳐준 적 없어 서로를 대하는 것이 서툴렀기에, 그만큼 나와 함께해주는 이들을 당연하게 여겼었다. 짧은 인생을 살아놓고선 대단한 인생의 역경과 고난을 겪어낸 마냥, 그렇게 살았더랬다. 우리가 영원할 줄 알았다. 영원한 건 없다는 연장자들의 말에 코웃음치며 우리는 영원할 거라고 굳게 믿었다. 생각해보면 서로에 대해 얼마나 안다고, 우리는 영원할 거라 장담할 수 있었을까. ​ 가정으로부터 조그마한 사회로, 관계에 서툰 나를 드러내며 날것의 나 자신을 겪어낸다. 우리 모두 여전히 관계에 서툴기에, 서로를 위하는 감정과 서로를 대하는 행동이 꽤 다르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너와 나 그리고 .. 2020. 12. 4.
영화 :: '이터널 선샤인(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 후기 ​ ​ ​ ​ 지우고 싶은 기억 그리고 상실. 그들은 서로에게 솔직했고, 또 그만큼 비겁했다. 결국 그들은 기억에서 도망쳤다. 아마도 그들은 상실을 겪는 과정을 감기쯤으로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인간은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더라. 우리는 모든 감각에 자국을 남기며 온몸으로 기억해낸다. 기억이란 것이, 노트처럼 버리고 싶은 페이지를 찢어낼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서로의 흔적을 쉽사리 지워낼 수 없었다. 사실 망각은 흔하디 흔한 현상임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잊고 싶은 기억들은 지독하게도 우리 곁을 떠나 주지 않을 때가 있다. 나는 대체, 잊으려 해도 지워지지 않는 기억과 잊고 싶지 않아도 서서히 희미해지는 기억의 그 어디쯤에 서있는 걸까. 그렇게 애증의 기억은 돌고 돌아 결국 나에게 돌아왔다. 시간이 .. 2020. 12. 2.
영화 ::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ジョゼと虎と魚たち )' 후기 ​ ​ 할머니의 구미코 그리고 조제의 조제. 츠네오의 단순한 호기심이었을까, 아니면 연민이었을까. 그렇게 시작된 흐릿한 감정은 조금씩 명확해지기 시작했다. 다르다는 것에 끌려 결국 다르다는 이유로 이별했다. 츠네오가 감당하지 못했던 것은 조제의 투정이었을까, 아니면 현실의 무게였을까. 그들은 상실에 있어 의외로 담담했다. 마치 언젠가 서로를 떠나갈 것이라는 걸 이미 알고 있었던 듯. 아니, 사실 조제만은 그랬다. 이전의 상실에, 앞으로의 상실을 맞이할 때 조금 덜 상처 받을 수 있도록. 언젠가 앞으로 닥쳐올 상실을 담담하게 준비했다. 상실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조제의 태도에, 츠네오 또한 자신도 그렇게 받아들여야 하고, 받아들일 수 있다고 믿었던듯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우리에게 꼭 들어맞는 무언가.. 2020. 11. 25.
영화 :: '인사이드 아웃(Inside Out)' 후기 ​ ​ ​ 기쁨이 모여 행복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했다. 애써 만들어둔 기억이 슬픔 이의 손이 닿자마자 슬픔으로 물들어버렸다. 모든 것을 망치기만 하는 슬픔은, 왜 우리와 함께여야만 하는가. 슬픔의 억제가 기쁨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인간은 어떠한 일과 마주했을 때, 그에 대한 감정이 쌓이고. 그것을 모두 소모하기 전까지는 온전히 기쁨을 즐길 수 없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외면하는 것만이 행복해지는 방법이 아니라는 것이다. 슬픔은 인간이 지니고 있는 기본적 감정이다. 슬픔에 대한 부정을 마음 한편에 쌓아 두다 보면 정신적으로 무리가 오게 된다. 인간은 언제나 행복할 수 없는 존재이며,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이 기쁨만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은 인간의 감정에 서열.. 2020. 11.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