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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여운152

영화 :: '우리들' 후기 ​ ​ ​ 친구가 전부인 그들의 세상. 살아남기 위해서는 친구와 함께여야 한다. 때론 살아남기 위해 자신의 친구를 헐뜯기까지 하기도 하고. 어른이 된 지금이야 만나고 싶은 사람들을 마음속으로 정해둘 수도 있고, 친구로 지낼 수 있는 나이의 범위도 다양해져 마음이 맞는 사람을 발견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졌다지만, 그 당시 그때는 같은 나이 때만이 친구라는 이름으로 불릴 수 있다는 생각에, 사회적으로 요구하는 친구의 조건에 맞춰 그 범위 안에서 친구를 사귀곤 했었다.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야 한다는 것은 언제나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은 아니다. 오랜 시간 보내야 할 대상이 있다는 것은 그들이 나의 세상에 침범할 수 있다는 권한을 준다는 뜻이 될 수도 있다. 나의 세상을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순간으로 가.. 2020. 11. 18.
영화 :: '우리집' 후기 ​ ​ ​ 우리가 우리로 남을 수 없던, 우리 집이 더 이상 우리 집이 아닌 이유.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는 부모가 되는 것이 결코 자연스럽게 이루어지지 않는 과정을 아직도 인정하지 않고 있는 듯하다. 다시 말해 아이를 낳아 기르는 과정 자체가 인간으로서 자연스럽게 받아 들 일수 있는 순리 같은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말이다. 어른이 어른이 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고 나이가 쌓여간다면, 아이가 그 어른들을 대신해 어른이 되어야만 한다. 어른스러운 아이는 표면적 어른인 보호자의 불찰로부터 나온 결과물이라는 말이다. 아이가 아이처럼 지내지 못하는 것은 전적으로 어른들의 책임이다. 어른스럽지 못한 어른은 이기적이다. 자신은 어릴 때 아이로서의 생활을 아이로 보냈으면서 아이다울 권리를 아직도 욕심내어 다음.. 2020. 11. 16.
영화 :: '테넷(TENET)' 후기 해석 ​ ​ ​ ​ ​ ​ ​ ​ ​ - 인비전(Invision) ​ "Don’t try to understand it. Feel it." ​ 세상에 그 어느것도 절대적이지 않으며, 시간또한 마찬가지다. 고무줄처럼 늘었다 줄었다, 자유롭게 움직인다. 그렇다면 우리는, 시간을 변형시킬 힘을 지니게 될것인가, 혹은 고무줄 끄트머리에 달려 이리저리 끌려다니기만하는 공이 되어버릴것인가. 다시말해 시간에 대한 주도권을 쥐게 될것인가, 혹은 타인이 설계해 둔 시간안에 갇혀 살아가게 되겠는가. ​ 내 눈에 보이는 것, 내가 인지할수있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거꾸로 흐르는 시간이라니. 거꾸로 흘러가는 것처럼 보이는것도, 실제로는 거꾸로 흘러가는 것이 아닐때가 있다. 세상에 절대적인 것은 존재하지않듯, 시간의 방향성도 절대적.. 2020. 11. 13.
영화 :: '작은아씨들(Little Women)' 후기 ​ ​ ​ 여자 인생의 가치는 결혼으로 결정되던 시대. 이시대의 여자들은 인간으로서 온전하게 인정받지못했다. 그렇기에 그들은 스스로의 생존을위해, 세상이 온전한 인간으로 인정하는 남자라는 존재와 결혼을 선택해야만 했다. 결국 한 인간의 꿈, 그리고 목표 모두 결혼으로 수렴될수밖에 없는 구조에 순응할수밖에 없었다. 결혼만이 그들 인생의 전부였고, 전부여야만했으니. 인간으로 태어나 성별이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좁아지는 선택의 폭. 선택지가 주어졌다고 말하기에도 민망할정도로 몇안되는 경우의 수를 두고 선택해야하는 여성의 삶. 다들 그렇게 살아가기에 당연히 그래야만 하는줄 알았던것이다. ​ 여자의 포기는 당연했다. 좋은 남편을 만나는 것이 성공한 삶으로 여겨지는 여성들의 삶은 그 자체로 자신의 삶에대한 주체성을 .. 2020. 11. 10.
영화 :: '라이프 오브 파이(Life of Pi)' 후기 ​ ​ 당신이 원하는 이야기는 무엇인가. ​ 얼룩말, 하이에나, 오랑우탄과 호랑이. 그리고 함께 살아남는 리처드 파커. 그들은 누구인가. 그리고 어떤 의미였는가. 왜 파이는 그들의 이야기를 동물을 통해 묘사하였는가. 어쩌면 파이는 이러한 일들을 회피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가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벅찼던 일들이 눈앞에 벌어졌고, 이런 것이 그러한 기억들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그의 생존방법일테니. 그리고 그는 그렇게 기억을 빗겨 살아가고 있었다. 혹 타인의 이기심을 정면으로 맞이하게 되었을 때에, 우리는 그 모습을 온전히 견뎌낼 수 있을까. 그러한 상황에서, 우리 또한 ‘유사 인간’이 되는 것을 피해갈 수 있었을까. 결국엔 그들과 우리가 다르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의심은 좋은 거예요. 믿음을 유지해.. 2020. 11. 6.
영화 :: '장화 홍련(A Tale Of Two Sisters)' 후기 ​ ​ ​ 인생은 뒤로 걷는 꽃길, 돌이킬 수 없는 걸음의 연속이랬다. 후회라는 발자국을 따라 걷는 순간순간 떠오르는 기억들. 그리고 그 기억으로 옭아매진 우리들. ​ 당신이 알면 얼마나 알겠어. 그러게 말이야. 나는, 너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우리가 알고 있는 게, 과연 전부일까. 결국 나는 누구의 탓을 하고 싶었던 걸까. 그렇다면 내가 증오하던 대상은 과연 누구였을까. 누굴 괴롭게 만들고 싶었던 걸까. 그게 당신이었을까, 나였을까. 누가 후회하고 있을까. 너일까, 아니면 나일까. 그러고 보니 나도 나를 잘 모르고 있었구나. 문득 궁금해졌다, 당신이 원하던 결과가 이런 것이었는지. 아니, 사실 내가 원했던 걸까. 당신들이 아프다고 했던 나는, 진짜 아팠던 걸 수도 있고. 혹은 아픈 사람으로 만들어진 .. 2020. 11. 4.
영화 :: '셔터 아일랜드(Shutter Island)' 후기 ​ ​ ​ 스스로에 의해 조작된 기억, 그리고 그 기억 속에서 살아가는 남자. 그렇게 편집된 기억들을 모아 만들어진 하나의 이야기. 정신병 판정을 받으면 무슨 짓을 해도 미친것처럼 보인다고요. 반항은 현실 부정이고, 합당한 공포는 편집증, 생존본능은 방어기제. 보안관님, 고통이 어떻게 시작되는지 알아요? 고통은 육체가 아닌 뇌에서 비롯돼요. 뇌는 공포, 자비심, 수면, 허기, 분노를 통제해요. 모든 통제는 의외로 작은 곳에서 시작된다. 집단의 행동은 그들의 우두머리에서 비롯되듯, 인간의 모든 행동은 뇌에서 비롯된다. 그렇기에 인간의 기억은 뇌로부터 파생된 일종의 생산물이며, 때때로 뇌는 고통스러운 감정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자신의 기억을 편집해낸다. 결국 인간은 자신이 기억하고 싶은 대로 기억하게 되는 것.. 2020. 11. 2.
영화 :: '송곳니(Kynodontas, Dogtooth)' 후기 ​ 세상은 무서워서, 나가면 안 돼. ​ 두려움이란 누군가를 조종하기 위해서 이용할만한 인간의 감정이다. 피를 흘려야 떠날 수 있는 곳, 죽어서야 떠날 수 있었던 아름다운 감옥. 빛 좋은, 오직 빛만 좋은 감옥. 그리고 그곳에서 나오지 못하는 사람과 그 감옥을 이용하는 사람, 그리고 감옥의 절대자. 그들의 세상을 최소화한다면, 결국엔 자발적으로 폭력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그들의 부모는 자신의 자식들이 세상을 알지 못하길 바라는듯했다. 그것은 보호가 아닌 기형적인 억압의 형태였다. 그들은 자신의 아이들에게 다양한 규칙과 터무니없는 이야기를 제시하며 세상과 천천히 단절시켜갔다. 우리가 듣기엔 터무니없는 이야기도, 절대자인 아버지의 입을 통해 나온다면 그들에게 그것은 곧 세상의 이치였다. 그러면 .. 2020. 10. 29.
영화 :: '밀양(Secret Sunshine)' 후기 ​ ​ ​ ​ 인간은 질투할 숙명을 지니고 태어난다. 어쩌면 자비란 없는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한 선천적 재능일지도. 노력을 택하기보다 타인을 짓누르는 것을 선택하는 사람들 속에서 살아남기 위하여. 결국 질투는 열등감으로 바뀌고, 그것은 곧 분노로 변한다. 열등감을 인정하지 않은 채. 그 방향은 당연스레 타인을 향하게 되는데, 이에 대해 누구도 잘못되었다 말하는 사람은 없다. 그 어느 누구도. ​ 나에게, 당신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이 드는가. 이러한 마음은 이기적인 걸까, 혹은 자신을 지키려는 마음일까. 불행은 예고하지 않는다. 불행할만한 사람은 없다. 그렇기에 그 대상은 내가 될 수도 있고, 네가 될 수도 있고. ​ 당신이 어떻게 나에게, 나에게 이럴 수 있나. 당신은 분명 나를.. 2020. 10. 26.
영화 ::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 후기 ​ ​ ​ ​ ​ 우리는 서로를 얼마나 알고 있을까. 가깝고도 먼 사이. 매일을 함께한다 하지만, 서로는 서로를 얼마나 알고 있는가. 혹시 너는 나를, 나는 너를 너무나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지 모르겠다. 아니면 우리 처음 만났을 때 네가 느꼈던 나의 이미지를 꾸준히 나에게 강요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시간은 흐르고 그에 맞춰 사람도 변한다. 네가 알고 있던 어제의 나는, 오늘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기억을 자주 잃어버리는 것 같지만 사실은 자신을 찾아가고 있던 민정. 그리고 민정의 모든 것을 안다고 단정 지었던, 오만한 영수. 그 누구도 타인을 알 수도, 단정 지을 수도 없다. 우리도 평생 동안 각자가 어떤 사람인지 완벽히 알았던 적이 있는가. 우리는 간혹 스스로의 욕심을 위해, .. 2020. 10. 20.
영화 :: '그 후' 후기 ​ ​ ​ ​ ​ 비겁한 늙은이의 이야기. 사랑이란 아름다운 자들의 전유물이 아니기에, 그 모양은 늘 아름답지만은 않다. 그렇다고 해서 사랑의 의도조차 아름답지 않다는 뜻은 아니다. 당당할 수 없는 자들의 당당함. 그들은 분명 그 시선을 즐기고 있다. 더 나아가, 그들은 스스로 당당하다는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며, 자신들의 당당함에 심취해있다. 그들이 말하길, 부끄러움이 없기에 당당하다고 한다. 그들은 자신들이 스스로를 용기 있는 사람이라고 자위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긴 할까. 아쉽게도 그들의 무의식은 스스로의 모순을 알고 있다. 그렇기에 그들은 당당함에 더욱 집착하게 된다. 누군가는 그러한 당당함이 부럽다며 그들의 ‘용기‘를 동경하기도 한다. 영원한 것은 없다. 놀랍게도 세상의 모든 인간관계는 기한이 .. 2020. 10. 15.
영화 :: '양들의 침묵(The Silence Of The Lambs)' 후기 탐욕의 시작은 일상에서 본걸 탐한다 가질 수 있을 것만 같은, 손을 뻗으면 닿을 것만 같은 것들에 대한 욕망. 그리고 그 욕망과 함께하는 공포. 가끔 범죄의 경계는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인지, 여기까지가 맞는지, 섣불리 정해도 되는 건지. 나이가 들수록 옳고 그름의 경계가 무뎌지는 것 같아, 자주 혼란스럽다. 자신의 일이 아니기에, 타인의 희생을 묵인하는 사람들은 무고할까. 아니면 범죄에 동조하고 있는 것일까. 잦은 희생은 사람들로 하여금 타인의 고통에 무뎌지게끔 만들어버린다. 연쇄 살인이 꾸준히 진행되는 동안 수사는 더디게 진행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자신이 느끼고 있는 공포의 감정에만 집중했다. 모순적 이게도, 인간을 죽이던 자가 인간을 구했다. 그렇다면 렉터 박사는 영웅인가, 아니면 여전히 .. 2020. 10.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