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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노트/생각노트106

자기 계발서 중독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언제나 과도기였고, 지금도 과도기이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렇기에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자기계발을 하려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그러한 사람들의 니즈에 맞춰 자기계발 콘텐츠가 끊임없이 생산되고 있다. ​ 우리가 자기계발을 위해 접해야 할 콘텐츠 중 흔히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자기 계발서일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성공이라는 각기 다른 자신만의 기준을 세워두고선 그에 다다른 자신의 모습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어 한다. 그렇기에 이전에도, 또 지금도 수없이 많은 자기 계발서들이 세상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한 반응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자기 계발서를 하나의 종교처럼 신봉하거나, 자기 계발서를 읽고 따라 해보았지만 그 사람처럼 성공하지 않.. 2021. 5. 10.
미움을 산 적 없어, 아무도 팔지 않았거든 평생을 사람과 맞대어 살아가야 하는 삶이지만, 그게 참 녹록지 않다는 걸 새삼 느끼는 순간의 연속이다. 시시때때로 변하는 사람 마음을 어떻게 다 따라갈 수 있을까. 사실 사람들의 방향이 각기 달라, 이리저리 따라가다 보면 어느샌가 나를 잃어버리게 되는데도 말이다. ​ 어릴 때는 그저 사람들이 나를 좋아해 줬으면 했다. 아마도 그때는 누군가가 나를 미워할 수도 있다는 걸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던 듯했다. 누군가의 미움을 사는 게 싫었다. 딱히 이렇다 할 이유랄 건 없었던 것 같다. 그때는 그냥 그랬다. 주변 사람들도 다 그랬으니까. 하지만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그때의 나는 그저 스스로를 미움이라는 굴레에 가둬버린 게 아니었을까. 그 속에 나를 방치해 뒀던 건 아닐까 싶기도 하고. ​ 그 시기엔 사람과 사.. 2021. 5. 3.
5월의 신부에게 벌써 결혼이라니. 생각해 보니 앞자리가 바뀌는 두 번째 순간도 머지않았네. 청첩장 받을 때 함께 받았던 포토북을 집에 와서 찬찬히 넘겨보니 잔잔하게도 우리, 오랜 시간을 꾸준히 겹쳐왔나봐. ​스무 살이 갓 지난 우리는 분명 어렸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제는 우리가 나누는 이야기들이 점점 현실적이라는 표현과 가까워지는 것 같아, 우리도 결국 어른이 되어가는구나 싶어. 오고 가는 대화 속에서 조금씩 떫은맛이 느껴지기도 하고. 이제 정말 우리, 마냥 어릴 수만은 없는 거구나. 분명 나는 이상주의자가 아닌데도 이런 기분을 느낀다는 건, 어른이 된다는 게 마냥 좋은 건 아니라는 뜻이겠지.​다들 결혼이란 게 인생의 새로운 출발선이라 하지만, 그보단 조금 더 어른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에 있는 게 아.. 2021. 4. 29.
아무도 모를 줄 알았는데 내가 알고 있었다 지금보다 조금은 다른 삶을 살아보겠다며 이것저것 끄적여보던 중, 문득 나는 무얼 하고 있나 싶은 생각이 밀려왔다. 수십 번, 수백 번 두드려보아도 여전히 그대로 있는,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것만 같아서 두려움이란 감정이 간혹 나를 덮어버리려 찾아오곤 한다. 그럴 때마다 두려움이 문 두드려오는 소리를 외면하려하지만, 오늘은 그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려온다. ​ 그동안 나는 무얼 했나. 다른 사람들이 무언가를 해나갈 때, 나는 멈춰있었나. 꼭 그렇지만은 않았던 것 같은데. 각자의 때가 있다는 이 말이, 오늘따라 왜 이리 유난히 아프게 다가오는 걸까. 가만히 앉아서 멍 때려보기도 하고, 끄적여보기도 하고. 하지만 그 이유는 여전히 찾지 못했다. 어쩌면 애초에 그 어떤 이유도 존재하지 않은게 아닐까. ​ 그동안.. 2021. 4. 22.
기분은 누군가 정해주는 게 아니었다 눈꺼풀이 유난히 무거워 축축 처지는 금요일이다. 뜬금없이 차분해지는 몸과 마음을, 다가올 주말을 위해 흘려보내는 의식을 하는 마냥 따뜻한 물에 홍차를 띄워 스스로에게 위로를 건네보곤 한다. ​ 그런 날이 있다. 누구에게도 감정적으로 휩쓸리고 싶지 않은 그런 날. 그럴 때는 이불을 목까지 끌어당겨 잠이 깼음에도 움직이지 않고 있다가 나른한 시간이 지나면 비로소 이불 밖의 차가운 공기를 발끝으로 툭 건드려본다. 이불 안과 밖의 온도차에 적응이 될 즈음에 긴장이 풀렸는지 배가 고파오는데, 그럴 때 자리에서 느릿하게 몸을 일으켜 창문으로 향한다. 창문을 열면 이불 속에서 느낀 것과는 조금 다른 온도차를 느낄 수 있게 된다. 이상하게도 그게 꼭 그렇게 싫지만은 않다. 때로는 이런 내가 어색하게 느껴지곤 한다. 활.. 2021. 4. 20.
기억은 나는 것보다 남는 게 좋더라고 몽글몽글한 리듬 속에, 또 다른 리듬이 되어주는 외국어를 들으며 맞이하는 주말의 저녁이다. 흔하디흔한 주말 저녁의 방을 홍차 향기가 잔잔하게 퍼져온다. 방문 너머 거실 쪽에서 나를 지켜보고 있는 우리 집 강아지는 나와 눈이 마주칠 때마다 멀뚱거리며 나를 바라보고 있다. ​ 우연히, 기억은 살아가는 데 있어 석탄처럼 삶의 원료로 쓰인다는 말을 발견했다. 어쩌면 기억이란 걸 만들어주는 것 자체가 내가 앞으로 살아가는 데에 나를 지켜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누군가에게 어떻게 기억되고 있을까. 가끔씩 내 생각을 해주는 사람이 있을까 싶다가도 오래간만에 오는 누군가의 연락에 그래도 아직 내가 누군가의 기억에 머물러있을만한 사람인가 보다 하는 생각이 스치는 요즘이다. 나는 어떤 기억 즈음에 속해.. 2021. 4. 13.
보여져야만 하는 선택 남들에게 보여져야 하는 것, 그리고 보여지기 위해 고군부투하던 그날의 흔적들. 그날 찍어둔 영상을 무심히 보고 있노라면 한때 내 친구의 열정도 이렇게 지나쳤겠구나 싶었다. 누구는 우연한 기회로, 또 다른 누구는 몇 년 혹은 그보다 더한 기간을 들여 마침내 드러나게 된다. 아름답지 않은 사실이겠지만 인생은 운의 연속이다. 우리는 단지 이 흐름에 따라 흘러갈 뿐이다. ​ 억울하다. 내가 그토록 원하는 것을 누군가는 이리 쉽게 얻어내는 것 같으니 말이다. 다만 잠시 반대로 생각해 보면, 저들이 원하는 어떤 것을 내가 쉽게 얻어낸 것처럼 보였던 순간이 분명 있겠지. 다만 드러내지 않았을 뿐. 그들이 말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선 묻어두기로 하자. 어쩌면 그다지 아름다운 진실이 아닐 수 있으니. 사실 그 이유는 우리.. 2021. 3. 5.
가능성이 있는 상태 몇몇 사람들은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가능성 있는 사회라 말한다. 가능성이라는 것은 긍정적으로 묘사되고 있는 편이며 사람들은 이러한 흐름에 따라 가능성이라는 것을 추구하곤 한다. 누군가가 나에게 가능성이 있다는 말을 해주거나, 혹은 내가 나 자신에게서 가능성을 발견하게 되면 우리는 스스로의 또 다른 잠재력을 찾았다는 생각에 기뻐하게 된다. 그러므로 가능성이 있는 사람은 대체로 부러움의 대상이 되며, 가능성이 있는 상태는 우리가 원하는 것을 달성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 과정으로 여겨지고 있다. ​ 어느 정도는 맞고, 또 어느 정도는 그렇지 않다. 가능성이 있는 사람으로 묘사되던 사람들이 무언가를 이루어내는 경우가 많지만, 가능성이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고도 무언가를 해내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이다... 2021. 3. 3.
혐오 중독 우리는 살아가면서 도파민이라는 호르몬에 대하여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도파민이라는 호르몬은 인간의 쾌락을 만들어주는 호르몬으로 잘 알려져 있다. 도파민 작용으로 인해 순간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쾌락의 맛을 본 인간은, 후에 꾸준히 쾌락을 찾아내기 시작한다. 어쩌면 이러한 행위는 인간의 본능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본능만을 따르는 인간은 사회적 관점으로 볼 때에 문제적 요소가 더 분할 수밖에 없다. ​ 사유의 부재는 인간이 단순한 상태로 남아있을 수밖에 없다는 결과를 가져온다. 인간은 점점 시간이 쌓여가면서 자신만의 기준이 확고해지기 시작한다. 사유하지 않은 인간의 문제는 여기서 드러난다. 사유하지 않은 인간은 자신의 방향성을 자신의 의지대로 정하지 못한다. 타인으로 인해 이리저리 휘둘리며 잡혔던 방향성.. 2021. 2. 23.
사유하지 않음의 결과 : 붉은색의 변명 사회라는 곳이 개인에게 제약을 두기 위한 가장 우선적인 작업은, 사회에 있는 지식인과 문화예술인들을 탄압할 근거를 만드는 것이다. 대부분의 이러한 시작은 인간의 욕심에서 출발되며, 욕심을 보지 못하는 인간의 무지함이 잘못된 권력에 힘을 실어준다. ​ 중국의 국부라 불리는 마오쩌둥은 문화대혁명이란 이름으로 중국을 파괴했다. 마오쩌둥은 봉건시대의 잔재를 없애야 한다며 마오쩌둥의 광신도들을 모집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홍위병이라는 이름의 괴물 집단이 되었다. 그들은 아직 어렸고, 중국은 이들에게 사유에 대해 가르쳐준 적이 없기에 그들의 삶에서 사유에 대한 것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들의 사유의 부재는 파괴활동에서 빛을 발했다. '전통'과 '낡은 것'조차 구분하지 못하던 그들은, 베이징 시 문화재로 등록된 684.. 2021. 2. 22.
내 이상은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 벌써 설 연휴가 지나갔다. 이렇다 할 장소를 다녀오지도, 누군가를 만나서 사진으로 남기지도 않았다. 그저 주말이 두 배로 길어져 여전히 집, 그중에도 방 안에서 거의 나오지 않고 해야 할 일들을 해나갔더랬다. 사실 내가 방 안에서 무언가를 끄적이거나 사박사박 만들어내는 것을, 나의 가족들은 그리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내가 독립해야 할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을 정도다. 물론 이들의 감정은 내가 생산적인 나날들을 보내는 것에 대해 제지하고 싶은 마음에서가 아니다. 주변인들은, 혹은 그들의 딸은 밖에 나가 누군가를 만나며 사진으로 남기고, 이렇다 할 장소를 다녀온 경험으로 가족과 대화를 한다는 사실이, 방안에서만 있는 나의 모습과 대조되어 보였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들은 좀 더 내가 가시적으로 생산적인.. 2021. 2. 15.
각자의 불행 우리는 모든 사람들이 공평하길 바란다. 너와 나, 우리모두가 자유로움에 대하여 공평하게 분배받길원한다. 아마도 이것이 우리가 추구하는 이상적 목표에서, 평등이라는 단어를 자주 발견할수있는 이유가 아닐까 싶기도하다. 하지만 평등이라는 단어에 대한 무제한적 동경은 때로 인간의 본성을 건들여댄다. 인간은 내가 겪고있는 고통이 오롯이 자신만의 것이 아니길바란다. 이것이 아픔을 나누어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는것에 사용된다면 좋겠지만, 유감스럽게도 인간의 본성은 모두가 공평하게 불행하길 바란다. ​ 세상에 사연없는 사람이 어딨겠냐만은, 그에따른 고통에대한 체감은 결코 동일하진않을것이다. 또한 상대의 크나큰 고통이 나에겐 별것 아닌듯 느껴질수도 있는것이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있겠지만 말이다. ​ 인간의 모순이란 .. 2021. 2.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