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440

읽기 좋은 책 :: 조지오웰(George Orwell) '동물농장(Animal Farm)' 후기 ​ ​ ​ 누구나 자신에게 이익이 집중되는 순간을 꿈꾼다. 그것은 분명 모든 인간의 본능이지만, 사람들은 이상하리만치 본능을 숨기고 살아가곤 한다. ​ 조지 오웰의 ‘1984’에서도 볼 수 있었던 변명하는 권력자, 그리고 이익의 대변인,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증오의 대상, 그들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순수한 인물, 그리고 불만을 누른 채 묵인하는 인물들. 조지 오웰의 소설에서 맞이할 수 있는 왜곡된 권력의 고정적 구성요소. ​ ​ 나폴레옹이 스노볼을 내쫓을 때엔 모든 것이 순조로웠다. 하지만 세상의 흐름을 거스르는 것은 완벽할 수 없다. 결국 나폴레옹의 말에 모순이 생기기 시작했고, 그렇게 이용된 권력유지 도구, ‘스노볼’. 모든 사건은 스노볼로 수렴했다. 그들은 언제나 스노볼을 증오했지만, 모순적이게.. 2020. 9. 23.
영화 :: '판의 미로 - 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El Laberinto Del Fauno, Pan's Labyrinth)' 후기 ​ ​ ​ ​ ​ 세상은 우리가 어릴 때 생각했던 것처럼 아름다울까, 혹은 아름다울 수 있을까. 사실 우리는 그 대답을 이미 알고 있고 그에 맞춰 살아가고 있는 건지, 혹은 외면하고 있는 건지 스스로가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엄마가 스스로를 어둠 속으로 내던지면서까지 지키려 했던 오필리아는 어둠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세상에 내던져졌다는 표현이 적절하게 느껴질 정도로 잔인한 세상을 오롯이 받아내며 그 누구도 도와주거나 보호해주지 않았다. 내가 의지할 수 있었던 유일한 언덕이 무너져 내리면서 모든 것을 고스란히 내가 떠안아야 할 때, 나는 과연 모두 감당해낼 수 있을까. 너도 어른이 되면 알겠지만, 현실은 동화 속 세상과 달라. 냉혹하고 잔인하지. 때론 고통도 받아들여야 돼. 동화는 자비 없는 세상.. 2020. 9. 22.
영화 :: '아이 엠 러브(Io sono l'amore , I Am Love)' 후기 ​ ​ ​ 행복하려고 사랑을 시작했는데, 행복하지 않다. 당신 앞에선 가장 나다울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래서 했던 선택이 결과적으로는 스스로를 옮아 매는 꼴이 되어버렸다. 그러면 나는 도대체 어디서부터 찾아가야 하는 거지, 너무 늦은 건 아닐까. 이러한 질문에 대한 대답을 찾아가는 것이 인생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인생은 꽤 악명 높아서 단순히 엉켜버린 실을 푸는 것과는 확연히 다르다. ​ ​ “행복해 보여서 좋다.” “행복? ‘행복’은 우리를 슬프게 하는 말이야.” ​ ​ ​ 러시아에서 온 그녀가 이탈리아인으로 살아가기 위해 스스로를 누르고, 버렸다. 사랑이 아름다운가, 혹은 잔인한가. 한 끗 차이로 갈라지는 이 감정은, 가끔씩 사랑이란 게 인간을 괴롭게 하는 쇠사슬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사랑의 잔혹.. 2020. 9. 21.
절멸선언(絕滅宣言) 지구의 동물 10 중 4, 당신들 인간. 10 중 6, 당신들이 키우는 가축들. 나머지 쥐꼬리만큼의 야생동물들은 쫓겨다닌다. 그것도 모자라 당신들은 숲을 불태우고 약탈하다가 바이러스에 걸렸다. 인간이 품는 욕심마다 지구의 암으로 번지고, 인간이 건드리는 동물마다 좀비로 변한다. 팬데믹? 인간 씨, 농담도 잘하시네. 1760년부터 당신들은 팬데믹이었다. 우리의 운명은 정해졌다. 절멸의 절벽을 향한 고속 질주. 자, 이제 죽을 시간. 가는 마당에 유언을 남기겠다. 인간은 똑똑해지길 원했고, 원한다. 현재 인간은 충분히 똑똑해졌고, 이기적인 존재가 되었다. 파괴를 즐겨하며, 그것에 자부심을 가진다. 혹은 누가 얼마나 파괴적인가에 경쟁심을 느끼기도 하는 듯하다. 우리에겐 트로피, 다른 종에겐 생존의 위협. 같은.. 2020. 9. 16.
영화 :: '가장 따뜻한 색, 블루(La vie d'Adele, Blue Is The Warmest Color)' 후기 ​ ​ 세상은 다양성을 외치면서도 막상 내가 나의 이야기를 꺼낼때면 차가운 눈길로 나를 당황스럽게 하곤한다. 결국 세상은 겉모습만 화려했지, 그 내부까지 화려해지진 못했나보다. 주위를 둘러보면, 많은 이들이 자신의 모습을 감추고 살아간다. 특히 아시아 지역에서는 더더욱. 나의 취향, 원하는 것들, 하고싶은 것들, 어쩔수없이 끌리는 것 등. 내가 나이길 바라는 것은 욕심일까,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본다. 아니, 애초부터 이 질문이 스스로에게 답을 얻을 수 있는 질문이긴 할까. 그들은 파란색이라고 용기내어 말했다. 맞다, 네가 좋아하는 색은 파란색이다. 아델은, 그리고 엠마는 파란색을 받아들이기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을 어둠속에서 살아왔을까. 어둠을 극복한것일까, 아니면 그대로 받아들인것일까. 나또한 스스로에.. 2020. 9. 15.
읽기 좋은 책 :: 알베르 카뮈(Albert Camus) '이방인(L’Etranger)' 후기 ​ ​ 사람은, 같은 종족이란 이유만으로 함께 섞일 수 있을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는 화합인가, 혼합인가. 나다움, 그리고 너다움. 그리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 어느 정도는 내려놓아야 하는, 외부 요소들과의 화합. 혹은 화합을 위해 내려놓아야 하는 나 자신. 무엇이 정답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선택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은 언제나 마음 한편에 남아있겠지. 그렇다면 나는 너를, 너는 나를 얼마나 알고 있는 걸까. 평생에 걸쳐 나 자신으로 살아온 나조차도 나를 잘 모르겠는데 말이야. 사람이란 모르는 것에 대해서는 늘 부풀려서 생각하기 마련이다. 실상은 모든 것이 매우 간단하다는 사실을 나는 시인해야 했다. 사람은 자신이 보고 경험한 것까지만 볼 수 있다고 한다. 각자의 세계는 .. 2020. 9. 14.
영화 ::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No Country For Old Men)' 후기 ​ ​ ​ ​ ​ ​ 세상은 알면 알수록 살 수 없는 곳이다. 너무 많은 것을 알게 된 노인들은 이 세상을 버틸 수 있을까. 결국 노인이 감당할 수 있는 세상은 없다. ​ 우리가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서 배웠던 것과 달리, 세상은 꽤나 무자비하며 극단적인 선택의 연속이다. 모 아니면 도, 매 순간이 지뢰를 밟게 될지 말지를 결정해야 하는 것이 인생이다. 그렇기에 선택으로 인해 파생된 우연은 실낱같은 희망조차 쉽사리 뭉그러버리 곤한다. 인생이 주는 패배에 익숙해질 때 즈음, 아등바등하며 인생을 우여곡절 살아냈다 해도 우리는 결국 사람들이 말하는 ‘노인’이 되어버린다. 이쯤 되면 삶에 희망을 가지는 것은 불가능이라는 결론이 나오지 않나 싶다. 감독은 우리에게, 삶에 대한 미련을 버리라는 메시지를 주고 싶은 것.. 2020. 9. 11.
세계관의 굴레 ​ 나의 정체성은 내가 쌓은 결론의 총합이라고 한다. 그렇기에 내 생각에 대한 결론을 많이 내려야 한다는데, 사실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생각을 끝까지 이어가는 것, 에너지를 소모하며 지속적으로 생각을 이어나가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렇기에 대부분은 생각 자체를 회피하거나 도중에 멈추는 경우가 많다.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은, 구성원인 우리가 사유하는 것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듯하다. 사유를 방해한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개개인의 정체성, 그리고 자아를 형성하지 못하게 막으려는 것이다. 모든 것은 공부라는 한 가지의 길로 통한다고 생각하도록 유도하면서, 성공이란 것은 세상에서 지정해주는 단 몇 가지 길만 있다고 한정 짓게 되는 획일주의에 중독되도록 유도한다는 것이다. 정체성의 결론은 본인이 어떤 삶을.. 2020. 9. 10.
영화 :: '추격자(The Chaser)' 후기 ​ ​ 그는 무엇을 위해 그녀를 죽였는가. 그리고 또 다른 그는 왜 그녀를 찾기 위해 몸부림쳤는가. 모순이다. 일을 나가라며 아픈 사람에게 소리쳐대던 사람이, 그 여자가 없어졌다고 온 동네방네 찾았다니 다니 말이다. 분실물 찾듯, 그저 돈벌이 수단 중 하나 없어졌기에 찾아오기 위함이었나. 정의를 실현하는듯하지만 알고 보면 그저 자신을 농락하던 살인자에 대한 분노에 대한 앙갚음의 행동일 뿐이었다. 정의 따위는 이미 사라진 지 오래다. 인간은 더 이상 정의라는 허황된 이름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정의가 없어도 세상은 돌아간다. 정의의 탈을 쓴 자들도 각자의 이익을 위해 움직인다. 보는 내내 답답함을 감출 수 없었던 이유는 아마도 영화가 끝난 다음 스크린에서 시선을 떼어낸다 해도 뉴스 속에서, 혹은 바로 옆에서.. 2020. 9. 9.
읽기 좋은 책 :: 조지 오웰(George Orwell) '1984' 후기 ​ 사람들이 무의식중에 사용하는 언어는 무슨 의미를 담고 있는 걸까. 언어로서 우리의 사고를 제어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 자네는 신어를 만든 목적이 사고의 폭을 좁히는 데 있다는 걸 모르나? 결국 우리는 사상 죄를 범하는 일이 문자 그대로 아예 불가능하게 만들 거라고. 사상을 표현할 단어가 없을 테니 말일세. 앞으로 필요한 모든 개념은 정확하게 한 단어로 표현될 거야. 뜻이 엄격하게 제한되고 다른 부수적인 뜻은 제거되어 잊히게 될 거네. 해마다 단어가 점점 줄어들면 의식의 범주도 조금씩 작아질 테니까. 물론 지금도 사상 죄를 저지르는 데에는 어떤 이유도 변명도 있을 수 없어. 단순히 자기 수양과 현실 제어의 문제라고. 하지만 결국에는 그럴 필요조차 없을 거야. 언어가 완벽해.. 2020. 9. 8.
일기를 쓰려는데 아무 일도 없었어 오랜만에 일기를 써보려고 빈 화면을 띄웠다. 이상하게도 나는, 글을 쓸 때 종이에 적어 내려 가기보다 타자로 깜빡이는 커서를 밀어 글자를 하나하나 완성시키는 것을 더 선호하는듯하다. 글쎄, 내 생각을 바로바로 적어 내려 갈 수 있어서일까. 그런 것 같다, 아마도. 아날로그틱한 것을 좋아하지만, 펜촉의 움직임보다 커서의 깜빡임이 더 좋은 건 모순일까, 취향일까. 최근에 타자 소리가 유난히 많이 나는 키보드를 샀다. 나름의 아날로그 감성을 살려보고 싶었나 보다. ​ 어쩌면 아무 일도 없는, 이 하루가 더 몽글몽글하게 다가올 때가 있다. 기억될만한 일들이 여기저기서 이벤트처럼 나타나는 것도 좋겠지만, 우리의 인생은 기본적으로 일상의 연속, 그러니까 우리가 익숙하게 느끼는 리듬 몇 구간의 반복으로 이루어져 있으.. 2020. 9. 7.
영화 :: '플로리다 프로젝트(The Florida Project)' 후기 ​ ​ ​ ‘퓨처 랜드‘, 그리고 그 이름과 대비되는 그들의 삶. 그들에게 미래란 무엇일까. 미디어에서 종일 내보내듯 활기찬 것일까, 혹은 하루하루 견뎌내야만 하는 짐과 같은 존재인 것일까. 아이들은 부모를 닮는다. 함께 살고 있는 부모는 그들의 세상이기에 그들의 습관부터 생각까지 모든 것을 닮게 된다. 마찬가지로 무니 또한 핼리의 모습을 모방하며 자라오고 있었다. 아이와 함께 살아가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생겨나게 된 자기 방어적 태도 또한 무니가 자신을 쌓아갈 때에 영향을 주었겠지. 아이를 데리고 향수를 파는 핼리. 그리고 아이가 있는 집에서 매춘까지 하는 핼리. 무니에게 핼리는 항상 자신과 함께였고, 함께 하기 위해 자신의 방법대로 노력했다고 기억되겠지. 하지만 핼리의 방법이 사회적 기준으로 정상적인.. 2020. 9.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