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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기록/2019 유럽 🇫🇷🇨🇭🇦🇹🇨🇿🇭🇺51

유럽 2-1. 스위스 인터라켄 Switzerland Interlaken🇨🇭 여전히 시차에 적응하지 못해 어떻게 잠들었는지도 모를 만큼 피곤했던 지난밤이었다. 다른 일행들은 한 방에 모여 밤새 술 마시며 수다를 떨고선 그것도 모자라 재즈 바에도 다녀왔다고 한다던데, 시차 적응으로 고생하고 있는 나로선 그저 그들이 대단해 보일 뿐이었다. 숙소에서 짐을 챙겨 들고 선 룸메들과 방을 나와 조식을 먹었다. 오늘 조식에 나온 빵도 역시나 맛있었기에, 내일 이 빵을 먹을 수 없다는 게 아쉽게 느껴졌다. ​ 여행자로서 파리를 충분히 즐겼냐에 대한 질문에는 대답할 수 없을 것 같다. 아직 가보지 않은 곳이 많기도 하고, 시차 적응 하느라 놓쳤던 부분 또한 많으니 말이다. 여행하는 동안 함께했던 일행들이 파리를 유난히 그리워하는 것을 보면, 아마 나는 이들보다 파리를 충분히 즐기지 못한 게 아닐.. 2021. 6. 18.
유럽 1-10. 프랑스 파리 France Paris🇫🇷 에펠탑을 배경으로 놓인 와인, 과일 그리고 감자튀김의 사진을 보고서, 우리의 다음 목적지는 에펠탑으로 정해졌다. 아직 도착하지도 않았음에도 이미 설레고 있는 마음을 굳이 진정시키고 싶진 않았다. 열차를 타고 에펠탑 근처에 다다랐고, 역에서 나와 센 강을 따라 걸었다. 산책로 같은 이 길의 끝으로 회전목마가 보이는 걸 보니, 이 곳의 밤거리는 아름다운 야경에 둘러싸여 있겠구나 싶었다. 회전목마를 기점으로 오른쪽으로 향했다. 탁 트인 하늘 아래로 펼쳐진 푸른 잔디밭 위로 사람들이 북적이는 걸 보고 내 마음도 함께 몽글몽글해졌다. 눈앞에 놓여있는 에펠탑은 그야말로 거대했다. 바토무슈 위에서 본 에펠탑이 이렇게 컸었나 싶었지만, 또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이 넓은 잔디밭에서 일행들을 찾아야한다니.. 2021. 6. 4.
유럽 1-9. 프랑스 파리 France Paris🇫🇷 고즈넉했던 길을 지나 도착한 베르사유 궁전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컸다. 입구를 지나 바라본 베르사유 궁전은 그 규모가 어마무시해서 사방으로 우릴 둘러싸고 있다는 느낌을 주었다. 규모가 있는 여느 대학교 건물이라 해도 믿을 만큼 그 규모는 엄청났다. 그 웅장함에 압도되다가도, 이것도 결국 많은 사람들의 희생이 쌓인 결과물이라 생각하니 마냥 감탄만 나오진 않았다. 입구에서 매표소까지 걸어가는 데에 십분 정도가 걸렸다. 매표소에 가까워질수록 사람들이 만들어낸 줄 두개가 눈에 띄었다. 둘다 베르사유궁전으로 들어가는 매표소였으며, 신기하게도 양쪽의 줄 길이가 달랐다. 한쪽이 짧아지면 반대쪽에 있는 사람들이 이쪽으로 올법도한데 그렇지않고 자신이 서있는 줄이 줄어들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던것이다. 우리와 함께하고있던.. 2021. 5. 28.
유럽 1-8. 프랑스 파리 France Paris🇫🇷 벌써 파리에서의 마지막 날이라니. 어제저녁에 봤던 바토무슈의 야경이 아직도 눈앞에서 아른거렸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시차에 적응하지 못했다. 정신이 몽롱한 상태로 잠들었기에, 오늘도 지각을 해버렸다. 함께 베르사유 일정을 따라가기로 했던 혜도 함께 늦잠을 자는 바람에 둘 다 정신이 없었다. 빠르게 준비를 하고선 숙소 로비로 내려왔다. 로비는 이상하리만치 고요했다. 시간을 확인해보니 약속된 시간이 이미 지난 터라 먼저 출발했겠거니 하며 망연자실했다. ​ 베르사유에 가기로한 일행들을 확인하기 위해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혼자 조식을 먹고 있던 흥 대장을 발견했다. 베르사유는 물 건너갔구나. 혜와 함께, 우리도 대장처럼 조식을 먹을까 하는 고민을 하고 있었다. 흥 대장은 우리를 발견하고선, 아까 현 대장과 사람.. 2021. 5. 14.
유럽 1-7. 프랑스 파리 France Paris🇫🇷 파리의 날씨는 역시나 예상하기 어려웠다. 루브르 박물관 건너편 끄트머리부터 먹구름이 찬찬히 밀려오기 시작했다. 분명 가만히 서있는데도 우리의 머리카락이 한 움큼씩 바람의 리듬을 타고 일렁거렸다. 아, 곧 비가 오겠구나.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우리는 유럽이라는 곳을 여행하기 위해 모인 일행이었지만, 원하는 여행이 각자 달랐기에 들러보고 싶은 곳이 달랐다. 어쩌면 누군가에게 모든 일정을 맞춰주는 것보다 서로가 가보고 싶었던 곳을 다녀오는 것이 더 행복한 여행이 아닐까. 이 생각에 우리는 암묵적으로 동의한듯했고, 그 누구도 이것에 대해 서운하다거나 짜증을 내지 않고선 각자의 발길이 닿는 대로 향했다. ​ 파리지앵이라는 단어에 로망이 있었던 걸까. 아침에 먹었던 파리의 빵이 기억에 남았던 나는, 카페에 앉.. 2021. 5. 7.
유럽 1-6. 프랑스 파리 France Paris🇫🇷 파란 하늘 아래 펼쳐진 파리를 거닐며 여유를 온몸으로 만끽하고 있었다. 이번에 도착한 곳은 노트르담 대성당이었고, 성당 앞 광장에서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파리의 여유를 즐기고 있는 듯했다. 그중에서도 성당 앞에 사람들이 유난히 몰려있는 듯했다. 사람들 틈새로 보이는 우리의 일행도 발을 옹기종기 모아놓고 선 바쁘게 셔터를 눌러대고 있었다. 이 위에 발을 한번 올리면 파리에 다시 올 수 있다는 귀여운 미신이 있다는데, 미신일 뿐이지만 다시금 파리에 오고 싶은 마음이 사람들을 여기로 이끈 게 아닐까 싶었다. ​ "우리도 하자." ​ 함께 있던 언니들 중 한 명이 말을 꺼냈다. 곧 우리도 금색과 동색 사이의 동그란 판위에 발을 올려두었다. 옹기종기 모여든 발을 찍은 사진을 기념으로 남겨두고, .. 2021. 4. 30.
유럽 1-5. 프랑스 파리 France Paris🇫🇷 기억하고 싶은 장면을 셔터에 담아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이 여유, 그리고 이 분위기를 온몸으로 담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양옆으로 늘어져있던 카페와 식당들을 스쳐 지나가며, 잠시 이곳 앉아서 이 느낌을 담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기하게도 서로 마음이 통했는지, 희 언니가 내 마음을 대신 말해주었다. "우리 카페 갈까?" "네 좋아요." ​ 적당히 북적거리는 오르막 거리에서 앉아있을 카페를 찾아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그러다가 한 카페가 눈에 띄었는데, 카페 밖에 놓여있는 테이블에서 앉아있을 수 있게끔 되어있었다. 자리를 잡기 위해 카페로 들어서니 여기까지 함께 왔던 일행 세명이 이미 자리를 잡고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인사를 하고선 자리가 없다는 걸 깨닫고서는, 셋이 사진 찍는 모습이 귀.. 2021. 4. 23.
유럽 1-4. 프랑스 파리 France Paris🇫🇷 파리의 아침이 밝았다. 파리에서의 아침을 맞이한다는 기대감에 창문을 활짝 열어재꼈더니, 아직은 차가운 파리의 공기에 놀라 부스럭거리며 이불속으로 숨었다. 룸메들은 어찌나 부지런하던지, 아침 6시부터 룸메들의 핸드폰 알람이 번갈아 울려댔다. 덕분에 나 또한 깼고, 부지런한 룸메들이 먼저 화장실을 써준덕분에 나는 느긋하게 씻고 준비할 수 있었다. 나갈 준비를 마친 방에는 화장실에서 뿜어 나오는 습기가 방을 가득 채웠기에 씻고 준비하는 동안 겸사겸사 창문을 활짝 열어둘 수 있었다. ​ 샤워를 마친 후 오늘 하루 돌아다니는 데에 방해받지 않기 위해 화장을 최대한 옅게 했다. 카메라와 보조배터리를 챙겨 들고 선 혜와 함께 로비로 내려갔다. 로비 옆쪽엔 조식을 먹을 수 있는 테이블 몇 개가 가지런히 놓여있었는데, .. 2021. 4. 9.
유럽 1-3. 프랑스 파리 France Paris🇫🇷 찰칵찰칵. 멈추지 않는 셔터 소리에 춤이라도 추듯 에펠탑의 불빛이 반짝였다. 부슬부슬 내리던 빗방울 때문에 빛이 퍼져 야경은 더욱 아름답게 느껴졌다. 문득 이 여행이 오랫동안 이어졌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유럽여행을 위해 샀던 미러리스 카메라로 동영상을 찍어보고 싶었지만, 아직은 조작법에 익숙지 않아 사진만 계속 찍어댔다. ​ 얼마나 지났을까. 핸드폰과 카메라의 사진첩에는 에펠탑 사진으로 한가득 메워졌다. 우리는 숙소로 돌아가기위해 각자의 짐을 주섬주섬 챙기기 시작했다. 에펠탑이 잘 보이던 명당에서 내려오는도 중, 연 씨가 우릴 향해 물었다. "우리 여기까지 온 김에, 맥주 한잔 마시고 갈까요?" 다들 이 말을 기다린것처럼, 하나같이 좋다며 어딜 갈지 찾아보기 시작했다. 걸어가다가 마음에 드는 곳.. 2021. 4. 2.
유럽 1-2. 프랑스 파리 France Paris🇫🇷 처음으로, 어디에서도 한국어를 찾을 수 없는 세상에 도착했다. 영화에서 볼법한 건물들이 당연스레 줄지어 늘어져있었다. 진짜 파리에 왔다는 것이 실감되는 순간이었다. 파리다 파리. 비행기에서 열두 시 간 남짓한 시간을 긴장하며 보냈지만 도착 한순간부터 얼마 남지 않은 파리에서의 시간을 최대한 만끽해 보기로 했다. 멀리 가진 못하겠지만 숙소 근처라도 돌아다녀봐야겠다. 파리에 먼저 도착했던 사람들은 에펠탑 야경을 보기 위해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짐을 풀지도 않고 한시라도 파리를 더 만끽하기 위해 나갔다고 한다. 에펠탑이라. 피곤하다는 생각이 점차 사라지면서 나도 에펠탑을 보러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이 읽혀버린 건지, 아니면 다들 같은 마음이라는 것이 느껴졌는지 다들 한마음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우리.. 2021. 3. 26.
유럽 1-1. 프랑스 파리 France Paris🇫🇷 "승객 여러분, 우리 비행기는 곧 착륙하겠습니다." 두근거리기보단, 오랜시간동안 한껏 구겨져있던 몸을 드디어 맘껏 펼쳐 놓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행여 서있는 방법을 잊었을까, 연습 삼아 양팔을 쭉 펼쳐 찌뿌둥한 몸을 한껏 늘려보았다. 기지개를 켜는 동안 시선을 돌려 마주한 창밖은 여전히 어두웠다. 기껏해야 한두 시간의 시차 정도만 경험해본 나로선, 시간이 많이 흐르진 않는 느낌이었다. 해가 하늘 한가운데 놓여있을 때 즈음 출발해 꽤 오랜 시간을 비행기 안에서만 있었으니, 낮과 밤 정도로만 구분할 수 있는 이곳에서 시차라는 것은 아직까지 다른 사람들의 세상에만 있을법한 단어였다. 서울에서부터 파리까지, 8시간정도를 거슬러왔다. 2019년 나의 3월 6일은, 내가 여태 살아왔던 날 .. 2021. 3. 19.
유럽 1-0. 프랑스 파리 France Paris🇫🇷 드르르륵, 드르륵. 잠이 덜 깬 상태로 눈을 뜬 건지 감은 건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현관문을 나섰다. 내가 캐리어를 끄는 건지, 캐리어에 밀려가는 건지 애매할 정도로 비몽사몽 한 모습이었다. 밤을 새우고 비행기에서 숙면을 취하겠다던 그 패기 넘치던 모습은 어디로 간 건지, 짐 싸면서 같이 넣어버린 건가 싶을 정도다. 3월임에도 불구하고 미련남은 겨울의 추위가 가시질 않았는지 아직은 으슬댈정도의 추위가 새벽과 아침 그 사이에 머물러있었다. 몇 년 만에 해외를 가는 딸이 꽤나 걱정되었는지 새벽부터 일어나 내가 짐 싸는 걸 지켜보고 있던 엄마가 공항버스를 타고 가는 나를 또다시 걱정스럽게 지켜보고 있었다. 27살이나 먹은 성인을 걱정하는건 이 세상에 엄마뿐일지도 모른다. 살짝 귀찮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 2021. 2.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