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440 유럽 5-1. 헝가리 부다페스트 Hungary Budapest🇭🇺 어제의 피로와 함께 무사히 부다페스트행 비행기에 올랐다는 안도감이 뒤섞여 점점 긴장이 풀어지고 있었다. 두 시간 남짓한 비행시간 동안 눈을 붙이기 위해 등을 기대고 눈을 감았다. 몸이 붕 뜨며 이륙을 하는 순간 비행기는 엄청난 소리를 내며 흔들리기 시작했다. 나와 희 언니는 좌석지정을 따로 해두지 않아 떨어져 앉아있었지만 지금 서로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 어렴풋이 느껴졌다. 우리, 무사히 헝가리에 도착할 수 있을까. 한 시간 남짓한 시간 동안 눈을 붙이지도 못하고 도착하기만을 계속 바라고있었다. 그렇게 잠도 제대로 못 잔 채 빨개진 눈으로 고대하던 부다페스트 공항에 도착했다. 무사히 도착했다는 사실에 안도의 한숨을 내뱉으며 짐을 찾아 나왔고, 공항버스를 타기 위해 버스표를 결제하려 키오스크 앞에 늘어져.. 2022. 4. 5. 코로나 확진 기록 2일차 :: 오히려 좋아 어제 다른 영상 편집을 하다가 문득 그동안 미뤄왔던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보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막상 시작을 하면 꾸준히 만들어낼 자신은 있었지만 시작을 하는 게 쉽지 않아 고민하다가 미뤄 오기만 했다. 간단히 콘셉트를 정해보기로 했다. 어차피 일 년 넘게 매일 취향에 맞는 곡을 찾아 올려왔기에 콘셉트만 정한다면 그 콘셉트에 맞춰 선택할 수 있는 곡은 많았다. 그동안 내가 너무나 좋아했으나 유명하지 않은 아티스트 분들의 곡을 묶어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보기로 했다. 매일 곡을 선정해 유튜브에 업로드하면서도 여전히 아는 사람들이 많지 않아 아쉬웠던 아티스트 분들을 위주로 만들어보기로 했다. 그렇게 만든 플레이리스트의 재생화면은 심플했지만 파일 자체가 용량이 크고 프리미어와 에펙을 함께 써서 .. 2022. 4. 4. 코로나 확진 기록 1일차 :: 확진자가 되었다 이게 얼마만의 늦잠일까. 결과가 오전 9시쯤에 나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울리는 알람을 끄고 나서 또 눈을 붙였다. 확진이면 확진 인대로, 아니면 아닌 대로 오늘은 늦잠이 허락된 평일이었다. 느지막이 눈을 뜨고선 시계를 봤더니 아직도 8시였다. 아무래도 몸이 출근을 기억하나 보다. 유튜브를 뒤적였다. 오늘 늦잠을 잘수있다는 생각에 늦은 밤까지 뒤적거렸던 영상들이 그대로 올라와있었다. 아쉬움에 핸드폰 화면을 끄고선 몸을 일으켰다. 냉장고를 여니 며칠 전 엄마가 가져다 둔 국과 반찬으로 가득 차 있었다. 한동안 텅 비어있다시피 하던 냉장고가 이렇게 채워져 있는 것이 어색하기만 했다. 가까워 보이지만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가야 하는 엄마 집은 뚜벅이에게 여전히 먼 길이었다. 운전을 하고 다니면 자주 가게 되려.. 2022. 3. 30. 코로나 확진 기록 0일차 :: PCR검사 어제 출근길, 엄마의 확진 소식을 접하고선 바로 버스에서 내렸다. 일단 팀장님께 전화를 드리고 PCR 검사하는 곳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걸어서 30분 정도의 거리지만 그래도 걸을만했다. 한겨울이었다면 걱정을 했겠지만 날씨가 꽤나 많이 풀렸기 때문에 걸어가기 나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확진을 피해가면 좋겠지만 현재 확진자수를 보면 그러기 쉽진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부득이하게 함께 작업했던, 그리고 함께 직장에 다녔던 지인들이 확진이었을 때도 마음 한편에 나는 당연히 음성일 거라는 이상한 믿음이 있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런 느낌이 늘 있었고, 실제로 그 느낌이 맞았다. 하지만 이번은 좀 달랐다. 확진일 수도 있겠다는 느낌이 좀 강하게 들었다. 이번에도 여전히 그 이유를 알 수는.. 2022. 3. 29. 출판작업 기록 :: 내지 최종점검 & 책 소개와 작가소개 어떠한 과정을 거치는지 대략적으로만 알고 있지만, 분명 지금 진행되는 이 과정들이 이번 작업의 마무리라는 걸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 잘 해낼 수 있을까, 잘 마무리 지을 수 있을까란 걱정이 무색 해질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시간이 나질 않아 몇 차례 대강했던 내지 검토를 최종 인쇄 전에 한 번 더 해보기로 했다. 분명 여러 번의 수정과정을 거쳤음에도 여전히 다듬어야 할 문장이 눈에 들어온다는 게 놀라웠다. 생각해보면 시나리오또한 그랬다. 만족할 수 있을 정도로 수정을 오랜 기간 진행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결국 정해진 일정까지 끊임없이 수정을 진행하다 어쩔 수 없이 마무리를 지어두고선 다음 단계로 넘어갔다. 원하는 만큼 수정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닌, 최종 일정 전 가장 마지막 수정본으로 정.. 2022. 3. 28. 함께했던 시간들 사유를 성가신 존재로 바라보던 이들 사이에서 홀로 품어본 사유는 역설적이게도 나를 더 외롭게 했다. 그러던 중에 시작했던 시나리오 수업은 나에게 위로가 되어주었다. 아직은 가진 게 시간뿐이라, 살아가기 위해 그 시간조차 팔아야 했던 나의 삶에서 선생님과 나눈 이야기로 막혀가던 숨통을 조금씩 트여가고 있었다. 그저 내 글이 내 눈앞에서 살아 움직이는 걸 볼 수 있단 생각에 벅차오르던 감정으로 시작했던 수업이 이렇게 위안이 되어 줄줄이야. 시나리오를 쓰고 싶다면서도 영화 보는 것을 좋아하지 않던 모순적인 나를 한 번도 이상하게 보지 않으셨다. 얼마 전 우연히 들춰보고선 한없이 부끄러워졌던 수업 초반의 과제들을 받아보시고도 그 어떤 평가조차 하지 않으셨다. 오랜 시간 정해진 답을 찾아내는 것, 그리고 명확.. 2022. 3. 25. 영화 :: '인생(To Live)' 후기 알다가도 모를 인생이다. 불과 며칠 전만 해도 내가 이런 삶을 살게 될 줄 누가 알았으랴. 듣기 좋은 말로 세상과 단절되었던 나에게 그 비용이 몰아치기 시작했다. 누굴 원망하겠는가. 오랜 시간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은 결국 내 손을 떠나갔다. 한 끗 차이로 갈라진 운명은 그 한 끗만 넘어서면 될 줄 알았다. 나에게 더 이상의 기회조차 사치였던가, 그 누구도 믿어주지 않은 삶이었으니. 평생의 기억을 제 손으로 내어주어야 했던 아버지의 붓 끝은 희미하게 떨리고 있었다. 방관과 영원할 거란 오만이 결국 모든 걸 앗아갔다. 보잘것없던 자존심 하나 지켜보겠다며 외면했던 당신조차 이제 내 곁에 없다. 설움은 나를 길모퉁이 구석에서 얼어붙게 만들었고, 더 이상의 자존심은 무의미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 2022. 3. 22. 불편한 변화 우리는 수많은 변화들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누군가는 어떠한 변화를 수없이 고대해 왔을 것이고, 또 다른 누군가는 이러한 변화 자체에 대해 생각조차 해본 적 없어 불편하게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사회구성원 중 과반수가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기에 이러한 과도기를 마주하게 됐다는 사실이다. 점점 나은 환경에 스스로를 노출하려 노력하는 것은 어쩌면 인간의 본능일지도 모른다. 우리가 취업을 하고, 좀 더 좋은 조건의 직장으로 이직을 하기 위해 졸린 눈을 다시금 부릅뜨며 자기계발을 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일 것이다. 생각해 보면 우리는 점차 나은 사람이 되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렇기에 간혹 과거의 자신을 돌이켜보며 부끄러움을 느끼는 순간들이 있을 것이다. 편하다는 이유만으로 회.. 2022. 3. 17. 유럽 4-10. 체코 프라하 Czech Republic Prague🇨🇿 요정 술이라고 불렸던 어제의 초록빛 술은 마셨던 순간을 기점으로 모두의 기억은 사라졌다. 아침에 눈을 뜨니 신기하게도 기억 없는 중에 각자의 방은 잘 찾아가 곤히 잠들었더랬다. 엄지손가락만 한 병에 든 술을 여러 명이 나눠마셨음에도 이렇게나 기억이 몽땅 사라질 일인가 싶었지만 이 생각은 잠시 접어두고 다음 여행지를 가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우리는 조식을 먹으면서 어제의 사라진 기억에 대해, 그리고 앞으로 우리의 여행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했다. 희언니와 나는 헝가리로, 율과 민 언니는 이탈리아로, 그리고 란 언니는 프라하에 좀 더 남아있기로 했다. 혜도 우리처럼 헝가리 여행 일정이 남아있었지만 우리는 비행기로, 혜는 프라하-부다페스트행 버스로 이동하기로 했다. 희 언니와 나는 오후 비행기를 타.. 2022. 3. 15. 가끔 인생은 선택이 아닌 포기의 연속 같았다 생각지도 못한 고통에 시름시름 앓아가던 나날들을 매듭짓고 또 다른 나날들을 준비하기 위해 책상 앞에 앉았다. 오래 살지도, 그렇다고 어리지도 않은 그 애매함 속에서 어설프게 해내던 선택이 결국 실패했다. 예전보다야 안목이란 게 나아졌다 하지만, 이런 생각에 빠져 자신만만할 때 즈음 이렇게 한 번씩 넘어지는 것은 여전히 낯설 뿐이다. 숨통을 옥죄었던 나날들이었다. 당연한 것을 내세우는데도 어느새 하나의 객기로만 여겨져버린 나의 공허한 목소리는 그렇게 매 순간 사라져버렸고, 그렇게 열정도 의욕도 가라앉아버렸다. 이 시간이 빨리 지나가버렸으면 하는 생각으로 시간을 죽여갔던 마지막 순간이 너무나 오래전이라 기억조차 나질 않았는데, 또다시 이런 감정에 사로잡히게 될 줄이야. 확실히 인생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2022. 3. 14. 출판작업 기록 :: 표지 선정 & 정가 책정 표지 시안을 전달받았다. 일단 레퍼런스만 뽑아 전달했음에도 경험이 만들어낸 두 시안은 내 예상보다 괜찮았다. 확실히 이게 경력의 힘일까. 그렇게 너무나도 수월하게 표지에 적혀있는 문구 정도만 수정하고선 표지 선정 작업이 마무리지어졌다. 분명 내가 생각했던 출판 작업은 꽤나 거창했는데 이렇게나 물 흐르듯 진행되어가는 게 어색하게 느껴질 뿐이다. 혼자 했다면 이 정도의 속도로 진행할 수 있었을까 싶지만, 출판이란 게 처음이기에 조금은 천천히 가고 싶은 마음도 있다. 정가를 책정해야 ISBN을 발급받은 후 인쇄작업에 들어갈 수 있다는 말에 급하게 시장가격조사를 시작했다. 분명 꽤 많이 쌓아왔다 생각했던 글들은 한 곳에 모아보니 그 두께가 생각보다 얇았더랬다. 이 페이지와 비교할만한 책을 찾기 어려웠다. 결국 .. 2022. 3. 10. 리더의 무지가 미치는 영향 평생을 수많은 사람들 속에 살아가야 하는 우리에게 누군가를 이끄는 리더십은 무언가를 해냄에 있어 중요한 부분으로 작용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살아가는 동안 리더의 말과 행동, 가치관 그리고 그것으로부터 비롯된 그들의 결정이 사람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해 꾸준히 관찰할 수 있다. 현재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는 나이를 먹음으로써 자연스레 리더의 자리로 올라가는 시스템이 자리 잡고 있다. 능력주의 사회를 표방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우리는 능력보다는 나이를 우선시하여 리더를 세운다는 모순을 발휘하고 있지만 이러한 관습은 쉽사리 사라질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노력 없이 얻은 나이만으로 리더의 위치에 오른 대부분의 사람들은 리더가 되기 전까지는 그 위치에 걸맞은 사람이 되기 위한 노력을 들이지 않.. 2022. 3. 8. 이전 1 ··· 5 6 7 8 9 10 11 ··· 3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