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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노트135

보여져야만 하는 선택 남들에게 보여져야 하는 것, 그리고 보여지기 위해 고군부투하던 그날의 흔적들. 그날 찍어둔 영상을 무심히 보고 있노라면 한때 내 친구의 열정도 이렇게 지나쳤겠구나 싶었다. 누구는 우연한 기회로, 또 다른 누구는 몇 년 혹은 그보다 더한 기간을 들여 마침내 드러나게 된다. 아름답지 않은 사실이겠지만 인생은 운의 연속이다. 우리는 단지 이 흐름에 따라 흘러갈 뿐이다. ​ 억울하다. 내가 그토록 원하는 것을 누군가는 이리 쉽게 얻어내는 것 같으니 말이다. 다만 잠시 반대로 생각해 보면, 저들이 원하는 어떤 것을 내가 쉽게 얻어낸 것처럼 보였던 순간이 분명 있겠지. 다만 드러내지 않았을 뿐. 그들이 말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선 묻어두기로 하자. 어쩌면 그다지 아름다운 진실이 아닐 수 있으니. 사실 그 이유는 우리.. 2021. 3. 5.
가능성이 있는 상태 몇몇 사람들은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가능성 있는 사회라 말한다. 가능성이라는 것은 긍정적으로 묘사되고 있는 편이며 사람들은 이러한 흐름에 따라 가능성이라는 것을 추구하곤 한다. 누군가가 나에게 가능성이 있다는 말을 해주거나, 혹은 내가 나 자신에게서 가능성을 발견하게 되면 우리는 스스로의 또 다른 잠재력을 찾았다는 생각에 기뻐하게 된다. 그러므로 가능성이 있는 사람은 대체로 부러움의 대상이 되며, 가능성이 있는 상태는 우리가 원하는 것을 달성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 과정으로 여겨지고 있다. ​ 어느 정도는 맞고, 또 어느 정도는 그렇지 않다. 가능성이 있는 사람으로 묘사되던 사람들이 무언가를 이루어내는 경우가 많지만, 가능성이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고도 무언가를 해내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이다... 2021. 3. 3.
혐오 중독 우리는 살아가면서 도파민이라는 호르몬에 대하여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도파민이라는 호르몬은 인간의 쾌락을 만들어주는 호르몬으로 잘 알려져 있다. 도파민 작용으로 인해 순간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쾌락의 맛을 본 인간은, 후에 꾸준히 쾌락을 찾아내기 시작한다. 어쩌면 이러한 행위는 인간의 본능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본능만을 따르는 인간은 사회적 관점으로 볼 때에 문제적 요소가 더 분할 수밖에 없다. ​ 사유의 부재는 인간이 단순한 상태로 남아있을 수밖에 없다는 결과를 가져온다. 인간은 점점 시간이 쌓여가면서 자신만의 기준이 확고해지기 시작한다. 사유하지 않은 인간의 문제는 여기서 드러난다. 사유하지 않은 인간은 자신의 방향성을 자신의 의지대로 정하지 못한다. 타인으로 인해 이리저리 휘둘리며 잡혔던 방향성.. 2021. 2. 23.
사유하지 않음의 결과 : 붉은색의 변명 사회라는 곳이 개인에게 제약을 두기 위한 가장 우선적인 작업은, 사회에 있는 지식인과 문화예술인들을 탄압할 근거를 만드는 것이다. 대부분의 이러한 시작은 인간의 욕심에서 출발되며, 욕심을 보지 못하는 인간의 무지함이 잘못된 권력에 힘을 실어준다. ​ 중국의 국부라 불리는 마오쩌둥은 문화대혁명이란 이름으로 중국을 파괴했다. 마오쩌둥은 봉건시대의 잔재를 없애야 한다며 마오쩌둥의 광신도들을 모집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홍위병이라는 이름의 괴물 집단이 되었다. 그들은 아직 어렸고, 중국은 이들에게 사유에 대해 가르쳐준 적이 없기에 그들의 삶에서 사유에 대한 것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들의 사유의 부재는 파괴활동에서 빛을 발했다. '전통'과 '낡은 것'조차 구분하지 못하던 그들은, 베이징 시 문화재로 등록된 684.. 2021. 2. 22.
내 이상은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 벌써 설 연휴가 지나갔다. 이렇다 할 장소를 다녀오지도, 누군가를 만나서 사진으로 남기지도 않았다. 그저 주말이 두 배로 길어져 여전히 집, 그중에도 방 안에서 거의 나오지 않고 해야 할 일들을 해나갔더랬다. 사실 내가 방 안에서 무언가를 끄적이거나 사박사박 만들어내는 것을, 나의 가족들은 그리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내가 독립해야 할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을 정도다. 물론 이들의 감정은 내가 생산적인 나날들을 보내는 것에 대해 제지하고 싶은 마음에서가 아니다. 주변인들은, 혹은 그들의 딸은 밖에 나가 누군가를 만나며 사진으로 남기고, 이렇다 할 장소를 다녀온 경험으로 가족과 대화를 한다는 사실이, 방안에서만 있는 나의 모습과 대조되어 보였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들은 좀 더 내가 가시적으로 생산적인.. 2021. 2. 15.
2021. 01. 월간 글노트 새해가 시작된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한 달이 지났다. 여전히 2020이란 숫자에 1을 더한다는 게 여전히 익숙하지 않아 사용했던 수정테이프의 길이는 벌써 몇 미터째인지. ​ 어른이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돌아보니 그렇다 할 남은 것이 없었다. 그렇다고 다시 시작하기엔 너무 늦은듯한 이 기분을 알까. 그나마 남은 자존심이라면, 그동안의 노력을 부정하긴 싫어 만들어낸 도둑. 그간 쌓아왔던 노력들을 도둑맞았다 생각하지만 결국엔 다 내 잘못인듯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 무엇이든 해낼 것 같은 자신감으로 시작됐던 2020년에, 막상 해낸 것이라곤 손가락 개수보다 적어 공허한 기분을 지울 수 없었다. 분명 꾸준히 발버둥 쳤던 것 같은데 앞으로 나가기보단 뒤처지지 않으.. 2021. 2. 5.
각자의 불행 우리는 모든 사람들이 공평하길 바란다. 너와 나, 우리모두가 자유로움에 대하여 공평하게 분배받길원한다. 아마도 이것이 우리가 추구하는 이상적 목표에서, 평등이라는 단어를 자주 발견할수있는 이유가 아닐까 싶기도하다. 하지만 평등이라는 단어에 대한 무제한적 동경은 때로 인간의 본성을 건들여댄다. 인간은 내가 겪고있는 고통이 오롯이 자신만의 것이 아니길바란다. 이것이 아픔을 나누어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는것에 사용된다면 좋겠지만, 유감스럽게도 인간의 본성은 모두가 공평하게 불행하길 바란다. ​ 세상에 사연없는 사람이 어딨겠냐만은, 그에따른 고통에대한 체감은 결코 동일하진않을것이다. 또한 상대의 크나큰 고통이 나에겐 별것 아닌듯 느껴질수도 있는것이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있겠지만 말이다. ​ 인간의 모순이란 .. 2021. 2. 4.
다양성에 대한 갈망 우리는 언제나, ’나는 누군가‘에 대한 질문의 답을 끊임없이 찾아헤맨다. 이러한 우리의 갈망은 인간을 몇 가지 타입으로 분류하게끔 만들었는데, 이러한 것 중 하나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네 가지의 혈액형 분류이다. 시대가 바뀌어가면서 사람을 분류하는 유형 또한 네 가지로 부족함을 느끼게 되었다. 스스로에 대한, 타인에 대한 정의의 갈망은 인간을 더 다양한 분류로 나누어줄 것을 요구했다. 이렇게 혈액형에 대한 분류에 대하여 이런저런 반론이 제기가 되면서 등장한 것이 MBTI이다. 혈액형이 4가지의 분류인 것을 고려해보면 MBTI는 인간을 무려 16가지의 유형으로 분류되는데, 그 종류가 너무 많지도 않으며 인간의 유형을 분류하고 타인과 자신을 알아내고 싶어 하는 인간의 본능에 대해 적절히 파고든 검사라 할.. 2021. 1. 28.
밖에서 맞는 비 말고 안에서 바라보는 비였다 그날의 비, 그리고 빗소리 사이의 나. 갑작스럽게 찾아온 비에 혹여 젖을세라 신발을 벗고 양말도 벗었더랬지. 맨발로 맞닿아본 지구는 이렇게나 거칠었구나. 머리카락을 타고 내려오던 빗물은 하나뿐인 입가로 모여들었다. 깜짝 놀라 벌어진 입속으로 빗물이 조금 들어왔는데, 그게 오늘따라 유난히 짜다. 누군가의 눈물이 머리 위로 내리고 있는 건지. 그런데 나는, 너의 눈물을 감당할 수 있을 만큼 성숙한 사람일까. ​ 울컥했다, 아무 이유 없이 묵직한 응어리가 거슬러 올라왔다. 이토록 최선을 다해 슬픔을 흘려보내고 있는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에. 적어도 스스로에게 솔직할 수아는구나, 당신이란 사람은. 그러다 소금기는 언제 사라진 건지, 밍밍한 물맛이 느껴졌다. 아, 이 짭짤한 감정은 내 것이었나. 잠시 동안은 누군가.. 2021. 1. 19.
또다시 실패했다 또다시 실패했다. 실패를 두려워하는 편은 아니지만, 실패에서 오는 좌절감과 무력감은 여러 번의 실패를 경험했다 하더라도 익숙해지지 않나 보다. 이번 실패를 경험하고 나서 문득, 내가 하고 싶었던 것을 잊고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무래도 요 몇 주간 새로운 도전으로 꾸준히 쌓아왔던 나의 노력보다 감정이 앞섰나 보다. 분명 최근에 마주했던 친구의 모습을 보며, 빛나던 친구의 세계가 타인으로 인해 좁아져가는듯해 마음 아팠는데, 나 또한 나도 모르게 스스로의 세계를 줄여가고 있었던 것이다. 순간적으로 함께하는 것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일렁거려, 홀로 견뎌내야 할 부분까지 함께한다는 것에 묻어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잠시나마 했던 나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함께한다는 것에 분명 좋은 점도 있겠지만,.. 2021. 1. 18.
되찾은 부끄러움 세상은 점차 각박해지고 있다는 것에 전적으로 동의하였고, 나 또한 세상의 각박함에 맞춰 살아가고 있었다. 모르는 이의 친절을 당연하게 여긴 적도 없지만, 그만큼 경험했던 친절이 흔치않았기에 나 또한 친절을 자주 베풀지 않는 쪽을 선택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 내가 여태 살아온 세상에선 모든 것엔 이유가 있었고, 그에 대한 대가가 따른다는 것을 늘 머릿속에 담아두고 있었다. 그렇기에 모르는 이의 호의를 마음 놓고 받아본 기억이 언제였는가. 기억의 꼼꼼하게 뒤져보아도 꽤 오래 전인지 흔적도 남아있지 않은듯했다. 아마도 이러한 기억이 현재 타인을 경계하는 나의 태도를 만들어냈을지도 모른다. ​ ​ 동생과 카페에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약속시간에 맞춰 카페를 나왔다. 나는 버스를 타기 위해, 동생은 집에 가기 .. 2021. 1. 12.
의미를 두지 않는 연습이 필요해 1월 1일. 여느 주말과 다를 바 없는 아침이다. 그래도 굳이 다른 점을 찾아보자면, 아마도 떡국을 먹는다는 것 정도. ​ 어릴 땐 새해 첫날의 '첫'이라는 것에 꽤 많은 의미를 부여했더랬다. 일상에서 늘 해왔던 것들이, 이날만큼은 올해의 처음이라는 수식어를 달고서 또 다른 의미를 부여받아 조금 특별해졌다. 하지만 이것도 경력으로 쳐주는지, 이십 몇여 번째즈음 되니 이제는 조금 능숙해졌다고 해야할까. 처음이라는 설렘보다 나이라는 숫자가 바뀌는것에 더 신경쓰이니말이다. 아무래도 새해를 맞이하는것도 경력이 쌓여 무뎌졌나보다. ​ 덕분에 이제는 나이를 먹는것에 대한 호들갑스러운 마음이 예전보다는 잦아들었다. 이게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인걸까. 간혹 의미있는 인생을 살기위해 고군분투를 하는 내자신을 보고있노라면,.. 2021. 1. 8.